TSMC 회장 겸하는 CEO 웨이저자, 인공지능 열풍 타고 공격적 시설투자 예고

▲ 웨이저자 TSMC CEO가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회장에 정식 취임했다. 단일 의사결정 체제 아래 TSMC가 더 공격적인 시설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직을 겸임하게 된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반도체 시장 성장 전망을 두고 긍정적 시각을 내비쳤다.

TSMC는 당분간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에 자금을 들이는 대신 시설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등 첨단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한 공격적 증설 계획을 예고했다.

웨이저자 회장은 4일 TSMC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회장이 됐다. 류더인 전 TSMC 회장의 자리를 물려받아 더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게 됐다.

그동안 TSMC는 웨이저자 CEO와 류더인 회장의 ‘투톱’ 체제로 운영돼 왔다. 앞으로는 웨이저자 회장이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과 시설 투자 결정 등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TSMC의 이번 인사는 지난해 12월 발표됐다. 웨이저자 회장은 주총을 통해 새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동의를 받아 회장에 취임했다.

블룸버그는 “TSMC의 경영체계 개편은 해외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단일 의사결정 체제를 통해 더욱 권한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웨이저자 회장은 주주총회를 통해 올해 글로벌 시스템반도체 시장 전체 성장률이 10%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기존 예측을 재확인했다.

최근 스마트폰과 PC 등 IT기기 수요 약세로 전망이 불확실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큰 폭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TSMC가 이에 따라 시설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수요 대응에 힘쓸 것이라는 사업 방향성도 제시됐다.

웨이저자 회장은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증설이 꾸준히 진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TSMC 경영진은 주주총회에서 이른 시일에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반도체 시장 성장에 대응하려면 시설 투자를 위한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주주환원에 자금을 활용하는 대신 투자 확대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웨이저자 회장이 앞으로 TSMC의 반도체 설비 확장에 더욱 힘을 실을 것임을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TSMC는 현재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 성장에 따른 고객사 파운드리 물량 급증으로 3나노 등 첨단 미세공정과 고사양 반도체 패키징 공급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고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하려면 지금보다 공격적인 수준의 시설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웨이 회장이 정식 취임을 계기로 대만과 해외 국가에 시설 투자를 늘리는 데 더욱 속도를 내며 단일 의사결정 체제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TSMC의 웨이저자 CEO 겸 회장은 대만 국립차오퉁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고 미국 예일대에서 같은 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을 거친 뒤 TSMC에 취직해 기술담당, 사업담당,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직책을 거쳐 2013년부터 CEO를 맡아 왔다.

블룸버그는 2022년 웨이저자 CEO를 ‘올해의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하며 TSMC의 반도체 고객사를 애플 이외로 다변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