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대만이 유교 중심의 문화 덕분에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는 TSMC 전직 임원의 발언이 나왔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과 대만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강국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은 사회 전반에 자리잡고 있는 유교 문화 덕분이라고 TSMC 전직 임원이 주장했다.
반도체 산업 특성상 조직의 규칙과 업무 지시를 적극적으로 따르는 문화가 필요한데 한국과 대만은 유교의 영향으로 이러한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양광레이 대만국립대 교수는 28일 닛케이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반도체 산업에서 갖춘 가장 큰 장점은 우수한 기술자와 체계적인 조직문화”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인적 자원이라며 사람의 경험과 노하우가 없다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미국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 중국 SMIC 등 다수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이후 TSMC에서 약 20년 동안 연구개발 임원으로 일하다 학계에 진출했다.
그는 여러 국가의 반도체 기업을 거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반도체 제조업에서 갖추고 있는 차별점은 유교 문화의 영향이라는 관측을 제시했다.
양 교수는 닛케이아시아를 통해 “대만과 한국은 반도체 제조업에 최적의 조직문화를 갖추고 있다”며 “유교의 영향으로 상사의 지시와 규칙을 엄격히 따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반도체기업 근무자들이 오랜 훈련과 교육 기간을 거친 뒤 수많은 반도체 공정에서 필요한 규칙을 준수하고 초과 근무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점을 두 국가의 장점으로 꼽았다.
유교문화 특성상 나이와 경험이 많은 상급자를 존중하는 한편 개인보다 집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도 한국과 대만이 반도체 제조업에서 성공할 수 있던 배경으로 제시됐다.
양 교수는 일본 역시 유사한 문화가 자리잡고 있어 반도체 산업 재건 노력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개인의 창의성과 독립적 사고를 중시하는 미국 등 서방 국가의 문화에서는 이러한 장점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양 교수는 중국의 경우 충분한 반도체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문제를 겪고 있어 약점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고등 교육을 받은 인재들이 IT산업 또는 금융 분야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에서 리더십을 되찾기 원한다면 아시아의 조직문화와 이민자들을 더 폭넓게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