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생물보안법에 힘입어 바이오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우시바이오로직스를 제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빠르게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데다 계약 기간도 장기적이라는 점에서 생물보안법이 발의되지 않았음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능력 확보 가속, 세계 2위 중국 우시바이오 넘어선다

▲ 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사진)가 생물보안법에 이어 노보홀딩스의 캐틀란트 인수에 따라 앞으로 수주 물량을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9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우시바이오로직스는 최근 CRDMO로 사업영역을 통해 고객 ‘락-인(잠금)’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CRDMO는 위탁개발생산(CDMO)과 전임상(CRO)이 합쳐진 말로 고객사가 후보물질만 가져오면 신약 허가를 위한 임상단계부터 상업화까지 한번에 맡겠다는 것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이렇게 차별화하는 이유는 현재 고객들이 이탈할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 상원의 국토안보위원회가 중국 BGI 및 우시앱텍과 같은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미국 사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물론 앞으로 하원과 상원의 전체회의 및 미국 대통령의 서명 과정을 거친 이후에야 법안이 발의가 되지만 위탁개발생산산업 특성상 중장기적으로 계약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노보홀딩스가 세계 5위급 위탁생산업체 카탈란트를 인수하면서 기존 고객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보홀딩스가 노보노디스크의 지주사인 만큼 이번 카탈란트를 인수해 노보노디스크의 생산 적체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는 점에서다.

실제 노보홀딩스가 카탈란트를 인수한 이후 카탈란트 공장 3곳은 노보노디스크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들 고객을 유치할 수만 있으면 이제 세계 2위 도약도 충분히 가능하다.

각 회사가 발표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3년 CDMO 사업에서 매출 2조9388억 원을 거둬 론자와 우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생산능력 확보 가속, 세계 2위 중국 우시바이오 넘어선다

▲ 바이오의약품위탁개발생산(CDMO) 세계 1위 론자는 지난해 매출 5조5775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론자는 37억1900만 프랑(5조5775억 원)으로 1위, 우시는 170억3430만 위안(3조1801억 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우시와의 격차가 3천 억원이 채 되지 않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수주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이미 생산능력 확대에 가속패달을 밟고 있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건설하고 있는 5공장의 가동 시점을 기존 2025년 9월에서 2025년 4월로 당기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뿐 아니라 올해 말부터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의약품 생산도 들어가면서 고객사들의 요구에 맞춰 품목도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는 항체치료제 위탁생산에 주력해 왔는데 이제는 세포 및 유전자치료제, 항체약물접합체까지 고객사 요구에 맞춰 생산능력을 고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쟁력을 인정 받아 올해만 벌써 2건의 계약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올해 3월 머크와 체결한 계약도 한달도 채 안돼 계약규모가 928억 원에서 2473억 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7년여 전에 계약한 UCB도 기존 451억 원에서 3819억 원으로 8배 가까이 늘어났다.

물론 최근 론자가 미국에서 로슈 공장을 인수하면서 적극적으로 생산능력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미 8공장 부지까지 확보해 두면서 제2바이오캠퍼스를 완공하면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CDMO 회사들 가운데 최대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CDMO 지각 변동에 따른 반사 수혜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위탁생산 경쟁에 우위를 점하면서 수주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시 리스크와 노보홀딩스의 카탈란트 인수로 인한 시장 공백을 채우기 위해선 대량 생산 능력을 포함한 여러 생산 경쟁력이 필요한데 이를 대응할 수 있는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소수에 불과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