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지난해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현황을 공개했다.
4대 금융은 각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따라 사외이사 후보군을 특색 있게 관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금융당국이 기존 사외이사진의 특정 분야 편중을 지적한만큼 후보군은 앞으로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 4대 금융지주가 중장기 전략 등 특색을 담아 사외이사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7일 4대 금융지주의 최근 5년 동안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각 금융지주는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에서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금융회사의지배구조에관한법률’은 “사외이사는 금융과 경영, 경제, 법률, 회계, 소비자보호 또는 정보기술(IT) 등 분야의 전문지식이나 실무경험이 풍부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4대 금융은 이에 따라 주로 금융이나 경제분야 교수와 연구원, 업계 최고경영자(CEO) 등 다양한 출신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데 이를 위한 별도의 후보군도 관리한다.
KB금융은 2023년 말 사외이사 후보군으로 116명을 두고 있는데 재무/리스크관리/경제 분야 전문가가 24명(20.6%)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경영(14.7%)과 회계(12.9%), 디지털/IT(12.9%) 전문가 순서로 나타났다.
KB금융은 매년 리스크관리 전문가를 사외이사 후보군에 다수 포함하고 있다.
리스크관리 전문가는 2020년 28.6%(재무/리스크관리)를 시작으로 2021년 22.4%(재무/리스크관리), 2022년 18.5%(재무/리스크관리) 등 지난해까지 4년 연속 KB금융 사외이사 후보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2019년까지는 리스크관리를 재무와 묶지 않고 별도의 분야로 빼서 후보군을 관리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후보군 164명 가운데 금융 전문가가 41명(25%)으로 가장 많았다. 정보기술(33명, 20.1%)과 경제(21명, 12.8%), 경영(20명, 12.2%) 분야 전문가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신한금융은 최근 5년 동안 정보기술분야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금융 전문가 21명을 후보군에 새롭게 포함하며 금융 전문가 비중이 높아졌지만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정보기술 분야 전문가 비중이 가장 높았다.
하나금융은 사외이사 후보군 가운데 경영 전문가 비중이 22.5%로 가장 높았다. 경영 전문가는 173명 후보군 가운데 39명을 차지했다.
그 뒤로는 경제(19.7%)와 재무/회계(17.3%), 법률(17.3%) 분야 전문가 등의 순서를 보였다.
하나금융은 최근 5년 동안 매년 경영 전문가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경영 분야 전문가는 대개 최고경영자(CEO) 출신, 경영학과 교수 등이다. 하나금융에서는 현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 출신의 박동문 사외이사, 신한데이타시스템 대표를 지낸 이정원 사외이사 등이 경영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사외이사 후보군 100명 가운데 디지털 전문가가 24명(24%)으로 가장 많았다.
우리금융에서는 2022년만 해도 금융/경제/경영 전문가 비중이 31.1%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디지털 전문가와 여성 사외이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문가 등 세 분야를 사외이사 후보군 중점 관리사안으로 삼아왔고 그 결과 구성비율이 바뀌었다.
우리금융은 연차 보고서를 통해 “그룹 중장기 경영계획 및 지속성장과 부합하도록 디지털과 ESG 분야 후보군 비중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 금감원을 중심으로 4대 금융을 향한 사외이사 다양성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복현 금원장이 2월5일 서울 영등포 금감원에서 열린 2024 업무계획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이사회의 성 다양성이 요구되는 상황에 맞춰 여성 사외이사 후보군 관리 내역도 따로 공개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사외이사 후보군 가운데 여성은 34.1%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은 2021년부터 여성 후보군 비율을 꾸준히 30%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사외이사 후보군 100명 가운데 41명을 여성으로 채웠다. 여성 비중은 41%로 2020년 20%에서 2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4대 금융은 시대 흐름에 맞춰 지속해서 사외이사 후보군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도 지난해 12월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특정 분야 편중을 지적했다.
금감원은 당시 “은행권 사외이사 전문분야는 금융/경제/경영(61.8%) 위주로 IT/소비자/ESG 전문 사외이사가 없는 곳도 많다”며 “금융환경 변화 대응 측면에서 미흡하며 전체 이사 가운데 여성 이사 비중은 12%로 최근 강조되는 성적 다양성 측면에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