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화웨이와 SMIC가 올해 가장 많은 정부 지원을 받게 될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화웨이와 SMIC 반도체 관련 이미지.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반도체기업 화웨이와 SMIC가 지난해 7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상용화를 이뤄낸 성과에 힘입어 올해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성공 사례를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확대해 자국 기업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빠르게 추격하도록 하겠다는 새 목표를 세우고 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와 SMIC는 올해 중국 지방정부에서 가장 많은 금전적 지원을 받게 될 업체들로 이름을 올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입수한 정부 문서에 따르면 화웨이 반도체 연구개발센터와 SMIC의 신규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프로젝트 등에 이미 다수의 보조금이 책정되어 있다.
화웨이는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SMIC는 파운드리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중국 반도체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이들 기업이 협업해 상용화한 7나노 미세공정 기반 스마트폰용 프로세서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기술 규제를 극복하고 올린 성과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화웨이와 SMIC는 7나노 반도체로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며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구형 반도체장비를 활용해 이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올해 화웨이와 SMIC의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에 가장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은 이러한 사례가 재현되기를 기대하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 규제로 중국이 수입할 수 없게 된 고사양 인공지능(AI) 반도체도 자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중국 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SMIC는 구형 반도체 생산장비를 이용해 이르면 올해 5나노 미세공정을 상용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자연히 중국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받기 유리한 상황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와 SMIC의 시스템반도체뿐 아니라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경쟁사 추격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안후이 지방정부가 최근 중국 D램업체 창신메모리(CXMT)에 신기술 개발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점이 중요한 사례로 꼽혔다.
CXMT는 저전력 LPDDR5 규격 D램과 같은 최신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경쟁 기업과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기업을 육성하는 데 들이는 비용은 상당한 수준이다. 특히 바이든 정부 들어서 규제 강화 기조가 본격화된 이후에는 더 강력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2년에만 121억 위안(약 2조2천억 원)에 이르는 보조금을 자국 반도체기업에 지급했고 SMIC는 이 가운데 약 20억 위안을 받았다.
화웨이는 현재까지 모두 300억 달러(약 40조 원)에 이르는 정부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당 자금은 대부분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구축에 활용됐다.
결국 화웨이와 SMIC의 7나노 반도체 상용화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이뤄낸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도 화웨이와 SMIC에 자금 지원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기술력 및 생산 능력 강화는 글로벌 반도체업계 전반에 갈수록 큰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