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재준 일동제약 최고운영책임자 사장이 올해 기술 수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13분기 만에 영업적자에서 탈출하면서 올해 비만치료제 등 일동제약이 보유한 파이프라인의 수익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 탈출 성공 일동제약, 해외 전문가 이재준 올해 기술수출에 역량 집중

▲ 이재준 일동제약 최고운영책임자 사장이 기술수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해 일동제약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신약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 등 상업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15일 제약업계에서 나온다.

이미 일동제약은 연초부터 기술수출을 위해 해외에서 물질 특허 취득을 진행하며 밑작업에 들어간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기술 수출은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물질, 제품, 특허, 노하우 등의 지적재산권을 판매하는 것으로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임상실험 단계에서 계약이 진행된다.

이후 글로벌 제약사들은 정부로부터 최종 허가를 받아 신약을 통해 비용을 회수하는데 이 과정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위해 경쟁사의 진입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때 가장 강력한 방어 수단은 특허로 다양한 형태의 특허 출원은 결국 기술 수출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더구나 일동제약이 최근 일본과 중국에 낸 물질 특허는 지난해부터 세계적 제약사들도 관심 있게 보고 있는 GLP-1 수용체와 관련한 후보물질로 기술 수출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이미 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 등 세계적 제약사들이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을 비만치료제로 출시하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동제약은 기존 주사제형으로 출시된 것과 달리 경구용으로 개발하고 있어 임상에서 유효성 및 안전성을 입증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비만치료제의 경우 해마다 시장 전망이 폭발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2023년 11월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를 2030년 1천억 달러(약 13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업체인 모건스탠리가 2022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를 2030년 540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1년 만에 시장 예상치가 2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적자 탈출 성공 일동제약, 해외 전문가 이재준 올해 기술수출에 역량 집중

▲ 일동제약 사옥.


이뿐 아니라 파킨슨병 치료제와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치료제 등도 후보물질로 보유하고 있다.

이들 치료제도 비만치료제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점차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한 곳이기도 하다.

이 사장으로서는 이들 물질의 상업화가 올해 최대 과제로 꼽힌다.

일동제약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도 꾸준히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다.

특히 일동제약은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2020년부터 12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봤다.

실제 일동제약은 2019년에 연구개발비는 574억 원 수준이었는데 2020년에는 786억 원, 2021년에는 1082억 원, 2022년에는 1251억 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수익 대비 높은 연구개발비 탓에 영업이익을 기록하던 일동제약도 분기 기준으로 2020년 4분기 영업손실 59억 원을 본 이후 1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2023년 11월 연구개발 부문을 물적분할하며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를 출범하면서 2023년 4분기 별도기준으로 영업이익 76억 원을 거두며 13개 분기 만에 적자행진을 끊어낸 것이다.

물론 적자 행진은 막아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회수는 하지 못했다.

이 사장으로서는 올해 그동안 개발한 기술 수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다시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하는 기반을 쌓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특히 이 사장은 지난해 일동제약그룹 연말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인물로 해외사업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사장은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에서 의공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AT커니 시카고 본사에서 수석 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글락소스미스클라인과 동아에스티, 영진약품 등을 역임하면서 국내외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실무와 조직 운영 경험을 쌓았다.

애초 이 사장을 2022년 일동제약에 영입할 때부터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하고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완제 및 원료 의약품 수출뿐 아니라 자체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 수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한 바 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신약 물질에 대한 권리 확보 작업과 함께 기술 수출 오픈이노베이션 등 사업 제휴 전략도 병행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