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AP ‘엑시노스2400’ 수율·발열 잡았다, 경계현 파운드리 재건 탄력

▲ 삼성전자 AP '엑시노스2400' 품질 개선이 확인되면서 파운드리 대형 고객사 확보에 청신호가 켜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하고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통해 제조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400’이 발열 문제로 곤혹을 치렀던 전작에 비해 품질이 확실히 개선됐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새로 출시한 갤럭시S24에 탑재된 엑시노스2400 품질을 발판삼아 적자에 빠진 삼성 파운드리 사업 재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엑시노스2400에 적용된 4나노 미세공정은 수율이 크게 높아졌고, 품질 신뢰성도 함께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IT전문매체 기즈차이나는 유명 팁스터(IT정보유출자) 레베그너스를 인용해 “엑시노스2400의 수율은 현재 약 60%로 전해졌다”며 “이는 삼성전자의 4LPP+(3세대 4나노 공정)가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삼성 AP ‘엑시노스2400’ 수율·발열 잡았다, 경계현 파운드리 재건 탄력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400' 품질 인정에 따라 삼성 파운드리 첨단공정 고객사 확보에 힘을 실을 것으로 예상된다.


엑시노스2400은 전작인 엑시노스2200 이후 약 2년 만에 부활한 고급형 AP로, 현재 갤럭시S24 시리즈의 기본형 모델과 플러스 모델에 탑재되고 있다. 

이 제품은 벤치마크 등 AP 성능검사에서 경쟁사인 퀄컴 AP ‘스냅드래곤8 3세대’와 성능 격차를 10% 이내로 좁히는 등 기대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엑시노스2400은 발열 제어 부문에서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유튜버 ‘NL테크’가 실시한 게임 테스트에서 엑시노스 2400이 탑재된 갤럭시 폰의 온도가 ‘스냅드래곤8 3세대’가 적용된 울트라 모델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엑시노스 성능 향상의 요인으로 삼성 파운드리의 4나노 공정 개선을 꼽았다. 엑시노스2400 성공이 삼성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향한 긍정적인 시선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삼성 파운드리는 4나노 공정으로 제조한 일부 자사 AP 칩들이 낮은 수율과 발열 문제를 나타내자, 퀄컴 등 주요 파운드리 고객사가 경쟁사인 대만 TSMC로 위탁생산처를 바꿨다.
 
삼성 AP ‘엑시노스2400’ 수율·발열 잡았다, 경계현 파운드리 재건 탄력

▲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시리즈. <삼성전자>


특히 삼성 파운드리가 독점 생산한 퀄컴 설계 AP인 ‘스냅드래곤8 1세대’는 심각한 발열현상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계에선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공정에 대한 의심이 일었다. 

엑시노스2400은 수율과 발열문제를 모두 잡은 만큼 고객사 우려를 불식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삼성 파운드리는 엑시노스2400을 통해 첨단 패키징 기술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엑시노스2400에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패키징 기술인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징(FOWLP)’이 처음 적용됐다.

팁스터 란즈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삼성전자는 엑시노스 발열 문제를 인식하고 첨단 후공정 기술(FOWLP)을 적용해 전력효율과 발열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FOWLP는 칩 밑에 덧대는 기판을 적용하지 않아 칩 두께를 줄이고, 전력효율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FOWLP는 내열성을 23% 향상시켜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경계현 사장은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기술에 집중하고 있다. 엑시노스2400를 통해 입증된 FOWLP 기술력은 파운드리 고객사 확보에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분간 TSMC가 파운드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TSMC의 2023년 3분기 파운드리 세계 시장점유율은 57.9%로 삼성전자(12.4%)를 크게 앞섰다.

경 사장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한 뒤, 2025년 양산 본궤도에 오르는 2나노 미세공정 기술력으로 승부를 본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경 사장은 지난해 5월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TSMC에 2년 정도 뒤처졌고,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경쟁력 차원에서)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며 “다만 2나노로 가면 TSMC도 게이트올어라운드(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