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11-28 16:08:18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023년 TV 출하량이 각각 지난해 대비 9.8%, 7.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중국 하이센스와 TCL의 TV 출하량은 증가해 한국 TV업체들의 입지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 2023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국내 TV 제조사와 중국 업체의 희비가 엇갈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28일 “올해 유럽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감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고금리 환경으로 인해 소비자 예산이 여전히 제약을 받고 있으며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TV 수요를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 대 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3년 글로벌 TV 출하량은 2022년보다 2.1% 감소한 1억9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과 미국은 2021년 하반기부터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2022년과 2023년 4분기 모두 TV 출하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4분기는 TV 수요가 가장 많은 시기다.
이와 같은 변화는 소비자의 습관 변화와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TV 수요가 조기에 고갈됐음을 의미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TV 제조사와 중국 하이센스, TCL의 희비는 엇갈렸다.
삼성전자는 2023년 글로벌 TV 출하량 1위를 유지하지만 출하량인 지난해보다 9.8% 감소한 3630만 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유럽과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8K, 미니LED, QLED TV 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중저가 제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삼성디스플레이가 패널을 공급하는 퀀텀닷 올레드(QD OLED) TV는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53% 증가한 89만 대에 이르는 등 올레드TV 사업은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올레드TV 시장점유율은 16.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전자는 올레드 TV 판매량이 지난해 대비 30% 가까이 감소하는 등 부진을 겪으며 전체 TV 출하량이 7.4% 감소한 2291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글로벌 TV 출하량 4위에 해당한다.
반면 올해 중국 하이센스와 TCL의 TV 출하량은 각각 지난해보다 12.4%, 16.3% 증가한 2700만 대, 262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됐다. 삼성전자와 하이센스의 TV 출하량 격차가 1천만 대 이하까지 좁혀지는 것이다.
중국 TV 업체들은 저가 수출 전략과 현지화 생산을 통해 출하량과 시장점유율을 모두 높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4년 TV 수요도 불확실하다.
파리올림픽과 유로2024와 같은 이벤트를 계기로 2024년 전 세계 TV 출하량은 2023년 추정치보다 0.2% 소폭 성장한 1억9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정학적 갈등이나 예상치 못한 요인으로 세계 경제가 악화될 경우 2024년 TV 출하량은 2023년보다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트렌드포스는 “TV 제조사들은 2024년 대형 제품 비중을 높이고 적자 모델 퇴출을 가속화해 수익성 개선을 추구할 것”이라며 “그러나 패널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생산 및 가격 통제 전략을 채택함에 따라 전 세계 TV 출하량의 실질적인 증가에 심각한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