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 삼척 기후파업 시위, "미래세대에 부담 주는 석탄발전소 안 돼"

▲ 어린이·청소년 70여명을 포함한 130여명의 시민은 15일 강원도 삼척블루파워의 석탄화력발전소 공사 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벌이고 발전소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청소년기후행동>

[비즈니스포스트] "기후위기 시대에 새로운 석탄 발전소는 기어코 지어졌습니다. 우리는 고작 이 석탄발전소 하나를 막지 못했습니다.”

1999년생 김성경씨가 낭독한 청소년기후행동 성명서의 한 대목이다. 

청소년기후행동 등 어린이, 청소년, 시민 130여 명은 15일 강원도 삼척블루파워 건설현장 인근에서 '기후파업' 시위를 열고 삼척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을 요구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기후파업'에는 삼척 지역 주민을 비롯해 지역 기반 청소년 기후 동아리, 가족 등 다양한 참가자가 모였다.

특히 2000년생에서 2017년생 사이 어린이, 청소년 참가자는 약 70여명으로 참가 인원의 절반에 달했다. 

성명서에서 이들은 “시대가 변하며 석탄발전소의 이용률은 떨어질 것”이나 “국가는 수익이 나지 않는 발전소를 계속 가동하기 위해 세금을 이용해 이익보전을 해주며 발전소에 투자한 기업을 지켜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1월 확정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석탄 발전량을 41.9%(2018년)에서 19.7%(2030년)으로 절반 이상 줄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국 탈석탄네트워크 ‘석탄을 넘어서’에 따르면 내년 완공을 앞둔 삼척블루파워는 2.1기가와트(GW) 규모로, 단일 호기 기준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어린이·청소년 삼척 기후파업 시위, "미래세대에 부담 주는 석탄발전소 안 돼"

▲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인 김성경씨는 15일 삼척에서 열린 기후파업 시위 현장에서 삼척 등 건설·가동 예정인 신규 석탄발전소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



주요주주는 포스코인터내셔널(29%), 포스코이앤씨(5%)이며 KDB산업은행과 국민연금공단 등이 주요 출자자인 'KIAMCO 파워에너지 3호 펀드'가 54.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석탄을 넘어서’는 삼척블루파워가 가동을 시작하면 연간 약 1300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것이라며 이는 한국 연간 배출량의 2%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석탄발전소 가동을 위해 사회기반시설 등 공유자원이 동원되는 부분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성명서는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를 위해 필요한 건 현금자산만이 아니다”라며 “발전소를 가동하기 위해 석탄을 운송하는 도로와 항만, 전기를 운송하는 송전망까지 수많은 시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척을 포함하여 건설·가동 예정인 신규 석탄발전소를 즉각 중단”하고 “2030년까지 국내 화력 발전의 단계적 감축 및 퇴출 계획을 수립”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은 이와 함께 △신규 및 기존 화석 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투자와 지원의 전면 중단 △탈석탄법 즉각 제정 △기후재원 증대를 통한 사회 안전망 구축을 요구했다.

청소년기후행동의 윤현정 활동가는 "기후위기 시대 석탄발전소는 가장 우선적으로 퇴출돼야 하는데 새로운 발전소가 지어진다는 게 말이 안된다"며 "화석연료 퇴출을 위해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와도 같은 삼척에서 기후파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재공원인증센터 앞에서 모인 시위대는 삼척블루파워 방면 자전거 도로와 본사, 삼척 시청까지 행진했다. 이날 행사에서 광명볍씨학교에서 온 어린이들이 '하나뿐인 지구'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번 시위는 글로벌 기후파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글로벌 기후파업은 2018년 그레타 툰베리의 '결석시위'에서 시작돼 전 세계 청소년 기후운동 연대체로 이어진 '미래를 위한 금요일(Fr idays for Future)'이 열고 있다.  

국내 청소년들의 기후파업은 2019년 이후 매년 진행됐으며, 강원도 삼척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경숙 기자 
 
어린이·청소년 삼척 기후파업 시위, "미래세대에 부담 주는 석탄발전소 안 돼"

▲ 15일 강원도 삼척에서 열린 기후파업 행사에서 광명볍씨학교에서 온 어린이들이 '하나뿐인 지구'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청소년기후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