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롯데렌탈이 쏘카의 경영권 인수에 나설지를 놓고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롯데렌탈은 과거 쏘카에 1800억 원을 투자할 때부터 이미 쏘카의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렌탈 쏘카 경영권까지 인수하나, '재무 전문가' 최진환 선택에 시선 모여

▲ 롯데렌탈이 쏘카 경영권을 인수할지를 놓고 시장 관심이 높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이사(사진)의 선택에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이사가 공격적 경영에 나선다면 롯데렌탈이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1일 증권업계 의견을 종합하면 롯데렌탈이 SK의 쏘카 지분을 매입하면 2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는데 최대주주와 지분율 차이가 대폭 줄어드는 만큼 향후 경영권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렌탈은 1일 현재 쏘카 지분 11.79%를 들고 있다. 하지만 내년 9월 말이면 지분율이 대폭 높아진다.

롯데렌탈은 8월22일 쏘카 지분 8.46%를 들고있는 유한회사 에스오피오오엔지가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함에 따라 에스오피오오엔지가 보유하고 있는 쏘카 지분 105만2천 주를 9월22일까지 장외매수하기로 했다.

8월31일에는 SK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9월, 내년 9월 등 두 차례에 걸쳐 모두  587만2450주를 사들인다.

롯데렌탈이 지분 매입을 끝내면 지분율은 32.91%로 올라간다. 이는 최대주주의 경영권을 넘볼 수 있는 지분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6월 말 기준으로 쏘카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5.58%다. 유한회사 에스오큐알아이, 에스오피오오엔지 등 여러 주주를 포함한 지분율이다.

에스오피오오엔지가 일부 지분을 롯데렌탈에 넘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9월 말 기준으로 34.09%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과 쏘카 최대주주의 지분율 차이가 1.18%까지 좁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이를 놓고 롯데렌탈이 쏘카의 지분을 더 사들여 경영을 온전히 도맡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3월 쏘카 지분 13.29%를 1746억 원에 매수할 때 이미 경영 참여를 예고해놓기도 했다.

롯데렌탈의 타법인출자 현황을 살펴보면 2분기 말 기준으로 상장사 1곳, 비상장사 10곳 등 모두 11개의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의 장부가액은 모두 3064억 원이다.

롯데렌탈은 이 출자회사 목록을 경영참여, 일반투자, 단순투자로 구분해놓고 있는데 쏘카는 경영참여 회사 목록에 올라가 있다.

쏘카 최대주주인 에스오큐알아이와 에스오피오오엔지는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최초로 사들일 당시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최대 5%를 일정 기간에 롯데렌탈에 매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계약도 맺어놨다.

만약 에스오큐알아이와 에스오피오오엔지가 쏘카 지분을 제3자에게 팔 경우 롯데렌탈이 우선매수권을 갖는다는 계약도 있다.

롯데렌탈이 쏘카의 경영권 인수를 염두에 놓고 최대주주 측과 풋옵션 계약을 맺어놨다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롯데렌탈이 쏘카 경영권을 인수한다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 역량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일 수 있다.

2대주주로서는 경영 참여에 한계가 있지만 최대주주가 된다면 회사의 경영 방향을 놓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롯데렌탈의 목표는 쏘카의 우호적 협업이 전제돼야 하는 것이다”며 “만약 쏘카가 (롯데렌탈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롯데렌탈이 쏘카 이사회 안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야 하고 이는 주주총회 결정이 필요한 일이라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롯데렌탈이 쏘카 최대주주에 올라선다면 이런 의구심 섞인 시각을 단번에 차단할 수 있다.

롯데렌탈은 단기렌터카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높지만 쏘카나 그린카와 같은 IT 기반의 차량공유 시장에서는 아직 노하우가 부족한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쏘카는 모빌리티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롯데렌탈에게 여러 시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쏘카 지분을 더 사들이느냐 마느냐를 놓고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이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올해 2월 롯데렌탈의 새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1968년 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AT커니, 베인앤컴퍼니 등 컨설팅 회사를 거친 대표적인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롯데렌탈 쏘카 경영권까지 인수하나, '재무 전문가' 최진환 선택에 시선 모여

▲ 롯데렌탈이 쏘카 경영권을 인수한다면 차량공유 시장에서 단기간에 경쟁력을 확 끌어올릴 수 있다. 최진환 대표는 6월 말 기업설명회에서 차량공유사업 강화를 성장 전략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현대캐피탈 전략기획본부장, 현대라이프 대표이사, ADT캡스 대표이사, SK텔레콤 보안사업부장,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를 역임했고 올해 1월 말 롯데렌탈로 이직이 확정됐다.

최 대표는 롯데렌탈의 경영을 맡은 뒤 부진한 사업은 정리하고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볼 수 있는 사업에 힘을 싣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왔다.

롯데렌탈이 새 먹거리로 낙점해 6년가량 육성해온 소비재 B2C(기업 대 소비자 사이 거래) 렌탈 플랫폼인 ‘묘미’ 서비스를 취임 약 5개월 만에 종료하기로 한 것은 그가 빠른 판단을 중요시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최 대표는 6월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국내 주요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주관 기업설명회를 주재하며 시장과 적극적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 대표는 당시 롯데렌탈의 성장 전략으로 △승용 중고차 및 상용차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사고 리스크 관리와 고객 유지를 통한 수익성 개선 △단기렌터카 및 카쉐어링 강화 △신규 해외 시장 진출 △일반렌탈 사업의 산업재, 로봇 시장 집중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는 것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