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전성시대’에 콘텐츠기업 기대감 커진다, 정부의 지원 의지 강해

▲ 정부가 콘텐츠산업 육성 의지를 내년 예산안 배정을 통해 보였다. 오징어게임을 통해 세계적 위상이 높아진 K콘텐츠를 정부의 적극적 지원으로 더욱 발전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넷플리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포스터. <넷플릭스>

[비즈니스포스트] 콘텐츠업계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K콘텐츠 전성시대’에 발맞춰 콘텐츠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년도 예산안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3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도 예산안을 살펴보면 문화와 체육, 관광 분야와 관련해 K콘텐츠 육성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한 부분이 눈에 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 발표자료에서 “K콘텐츠 경쟁력 강화 및 한류의 지속성·확장성 확보를 위해 콘텐츠기업에 대한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해외진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콘텐츠산업 지원을 강조한 것은 지난해 2023년 예산안을 발표할 때 없었던 부분이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에서 K콘텐츠의 성과가 두드러지자 이 분야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드라마 ‘오징어게임’이 물꼬를 튼 이후 글로벌 OTT에서 한국산 드라마나 영화가 비영어권 국가에서 방영된 콘텐츠 시청수 1위에 오른 작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비영어권 콘텐츠에 문을 개방하지 않기로 유명한 미국 아카데미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위력은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씨는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정부로서는 K콘텐츠의 인기가 꽃을 피우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지금이 더욱 힘을 실어야 할 때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콘텐츠 IP(지적재산)펀드와 민관합동 전략펀드, 영화 상생펀드 등 정책금융 수단을 늘려 콘텐츠 제작지원을 강화하고 독자 지적재산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콘텐츠 수출 해외거점과 해외 홍보관, 한류 박람회 확대를 통해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콘텐츠와 연관된 산업도 함께 진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전략적 수출 방안도 지원하기로 했다.

실제로 K콘텐츠 육성을 지원하게 될 문화체육관광부에 배정된 예산안을 봐도 콘텐츠 분야 지원에 대한 정부의 높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문체부는 문화예술과 콘텐츠, 관광, 체육, 기타 등의 분야를 놓고 내년도 예산으로 총 6조9796억 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콘텐츠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모두 1조2988억 원이다. 올해 본예산과 비교해 규모가 10.7% 늘어난 것으로 문화예술(-1.9%), 체육(1.8%), 기타(-1.4%) 등 다른 분야의 예산이 사실상 제자리걸음한 것과 대비된다.

문체부는 2024년도 K콘텐츠 정책금융의 규모를 올해보다 1조 원 규모 늘리기로 했다. K콘텐츠산업을 위한 모펀드 출자의 대폭 확대, K콘텐츠 펀드 출자 확대, 영상전문투자조합 출자, 콘텐츠전략펀드 출시 등이 예정돼 있다.

콘텐츠업계의 수출길을 열기 위해 올해보다 75곳 늘어난 2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원스톱 해외현지출원등록지원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해외 비즈니스센터 10개 소 및 해외 콘텐츠 기업지원센터 2개 소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도 내년 계획에 포함돼 있다.
 
‘K콘텐츠 전성시대’에 콘텐츠기업 기대감 커진다, 정부의 지원 의지 강해

▲ K콘텐츠의 위상이 확대했다는 사실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드러난다. 사진은 배우 윤여정씨가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OTT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것과 관련해서는 업계 종사자들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OTT·방송영상콘텐츠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도 새로 선보인다. 문체부는 이 프로그램에 10억 원을 새로 배정했다.

정부의 예산 지원이 단순히 콘텐츠 제작 단계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 콘텐츠, 최신 기술효과 등 콘텐츠산업의 미래 먹거리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기획재정부는 2024년 예산안과 관련해 별도의 인포그래픽 자료를 통해 대규모 콘텐츠 IP 확보를 위한 K콘텐츠 전략펀드를 총 6천억 원 규모로 신규 추진하기로 했다.

콘텐츠 시각특수효과 촬영을 위한 버츄얼스튜디오의 신규 구축에도 2025년까지 250억 원을 투입한다.

문체부에 따르면 콘텐츠산업이 한국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133억 달러를 기록했다. 유망업종으로 평가받는 2차전지(100억 달러)뿐 아니라 가전(80억 달러) 등 다른 주력산업의 수출액을 이미 추월했다.

콘텐츠산업이 2018~2022년 5년 동안 거둔 생산유발 효과만 37조 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문체부는 “건실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콘텐츠기업의 약 87%가 매출 10억 원 미만, 종사자 10인 미만의 영세한 규모다”라며 “안정적 자금조달, 수출 판로개척 등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봤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