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수율 TSMC 앞지른 듯, 애플 아이폰 수주 기회 커져

▲ TSMC의 아이폰용 3나노 수율이 애플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사업기회가 커질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TSMC의 아이폰용 3나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애플이 고민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TSMC와 애플은 지금 활용하는 3나노 파운드리 공정(N3B)의 낮은 수율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방식의 3나노 공정(N3E)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칩의 효율성을 떨어트리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최근 3나노 공정 수율을 TSMC 이상으로 대폭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진 만큼 애플로부터 수주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WCC테크 등 해외매체와 국내 증권사의 분석을 종합하면 첨단 파운드리 공정에서 수율(양품 비율)로 애를 먹던 삼성전자가 3나노에서 TSMC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수율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TSMC는 현재 아이폰15프로와 아이폰15프로맥스에 들어갈 모바일 프로세서(AP) ‘A17바이오닉’을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고 있는데 수율이 5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관 아레테리서치의 수석연구원 브렛 심슨은 최근 EE타임스와 인터뷰에서 “TSMC의 3나노 수율은 약 55%이며 매분기 약 5%포인트씩 올라갈 것”이라며 “2024년 상반기는 되어야 애플로부터 웨이퍼당 1만6천~1만7천 달러의 정상적인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원하는 수율은 70% 이상인데 아직도 TSMC의 3나노 수율이 여전히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TSMC는 현재 일반적인 파운드리 계약방식인 ‘웨이퍼당 가격’이 아닌 ‘정상적인 개별칩’에 한해서만 대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3나노 수율은 6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상욱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1일 “최근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4나노 수율은 75% 이상, 3나노 수율은 6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수율 개선,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 선점 등으로 고객사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TSMC의 3나노(핀펫 공정)보다 더 진화된 GAA 공정을 활용하면서도 삼성전자의 3나노 수율이 더 높은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고객사 확보에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개발에 있어서는 TSMC를 따라잡았지만 수율 문제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테스트 웨이퍼 투입량을 늘렸는데 이 과정에서 초미세공정 수율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된다. 업황 부진이라는 위기가 오히려 기회로 작용한 셈이다.
 
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수율 TSMC 앞지른 듯, 애플 아이폰 수주 기회 커져

▲ TSMC가 제조해 아이폰14프로맥스 모델에 탑재된 'A16 바이오닉' 프로세서 이미지. <애플>

TSMC와 애플은 현재 수율 개선을 위한 공정 전환을 검토하고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와 애플은 현재 3나노 공정(N3B)으로 A17바이오닉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부터 트랜지스터 밀도는 낮아지지만 수율은 높은, 다른 방식의 3나노 공정(N3E)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와 같은 공정 변화는 칩 성능 저하를 불러온다.

WCC테크는 “TSMC가 애플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기존 3나노 공정(N3B) 대신 N3E 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와 같은 공정 전환은 칩의 성능 손실을 불러올 수 있어 애플이 어떤 결정을 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TSMC의 수율 문제에 직면한 만큼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입장에서는 TSMC 공정을 변경하지 않으면서 부족한 일부 물량은 삼성전자로부터 수급하는 선택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만약 GAA를 활용한 삼성전자가 수율과 성능 측면에서 TSMC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인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애플로부터 일부 물량을 수주할 여지가 커진다. 2016년 아이폰7 이후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떠났던 애플을 다시 붙잡을 적기가 찾아온 셈이다.

게다가 애플도 최근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하면 파운드리를 이원화할 필요성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2024년 상반기 GAA 2세대 공정을 시작해 본격적으로 모바일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다만 여전히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생산 경쟁력이 확인되지 않은 만큼 애플-TSMC 동맹에 균열을 가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수스케안나 인터네셔널 그룹의 수석연구원 메흐디 호스신은 “삼성 파운드리는 아직 안정적인 첨단 공정기술을 입증하지 못했고 인텔은 경쟁력 있는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몇 년이 필요하다”며 “첨단공정에서 가장 선호되는 기업은 여전히 TSMC”라고 평가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