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회장 100일 진옥동 ESG경영 강화했다, '리딩금융' 복귀는 과제

진옥동 회장이 3월23일 신한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비즈니스포스트]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 100일을 앞두고 있다.

진 회장은 임기 초반 그룹 전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한층 강화하고 ‘일본 전문가’로서 역량을 발휘해 민간 차원의 한일관계 복원에 앞장섰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과제가 만만치 않다. 당장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리딩금융’ 수성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고 주가는 진 회장 취임 뒤로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8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진 회장은 30일 취임 100일째를 맞는다. 진 회장은 지난해 12월8일 조용병 전 회장이 연임할 것이라는 관측을 깨고 차기 회장에 내정됐고 올해 3월27일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에 공식 취임했다.

진 회장은 올해 3월 취임하며 가장 먼저 ‘고객 자긍심’과 ‘사회적 역할’을 화두로 꺼냈다. 이는 그가 회장 면접에서 강조했던 것이기도 하다. 

진 회장은 지난해 12월 회장 면접에 들어가기 전 무엇을 강조할지를 묻자 “재무적인 것뿐 아니라 비재무적인 것도 같은 무게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강점에 대해서는 “은행장 4년 동안 계속해서 추진해왔던 고객 중심에 관한 부분”이라고 대답했다.

올해 3월 취임사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이 고객 자긍심으로 자리 잡으려면 세 가지를 실천해야 한다”며 “가장 먼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진 회장 취임 뒤로 모든 계열사가 ESG 경영에 더욱 힘을 주고 있다. 

신한은행은 기존 사회공헌사업인 ‘동행 프로젝트’를 계승한 ‘ESG 상생 프로젝트’를 바탕으로 ESG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모바일앱 ‘신한플레이’에 탄소배출량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탄소중립활동에 특히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라이프 등은 산불 등 사회문제가 발생했을 때 금융지원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앞서 4월 강원도 강릉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개인고객에 긴급 금융지원을 실시한 일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에서는 진 회장이 윤석열 정부 들어 민간 차원의 한일관계 복원에 애썼다는 점도 주목한다. 진 회장은 신한은행에서 일할 때 오사카지점장, SH캐피탈 사장, SBJ은행 법인장 등을 거쳐 ‘일본 전문가’로 통한다.

진 회장은 4월 일본으로 첫 해외 기업설명회(IR)를 떠났는데 이때 일본 금융청을 방문해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등 한일 양국 경제의 민간 교류 증진을 위한 활동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진 회장은 “민간 영역에서 다양한 교류가 다시 시작되면 한일 양국의 관계는 더욱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양국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신한금융이 초석이 되어 투자, 무역 등 민간 영역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 회장은 7월6일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가 개최하는 ‘한일 산업협력 포럼’에 발표자로 참석한다.
 
신한금융 회장 100일 진옥동 ESG경영 강화했다, '리딩금융' 복귀는 과제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3월23일 취임식에서 그룹 깃발을 흔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진 회장은 짧지 않은 100일이라는 시간 동안 숨 가쁘게 달려왔는데 앞으로의 과제는 더욱 무거워 보인다.

우선 신한금융지주의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야 한다.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KB금융지주에 밀려 금융지주 순이익 순위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2분기에 순이익 1조326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지주는 1조2565억 원의 순이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등 금융그룹’ 타이틀을 3년 만에 되찾았다. 올해 하반기 경기침체와 연체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금융지주의 호실적 행진이 끝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리딩금융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 주가 부양도 진 회장의 핵심 과제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금융당국의 규제와 과거 진행했던 대규모 유상증자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진 회장은 최근 자사주 5천 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진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월 4만 원대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3월 3만 원대로 떨어진 뒤 여기에 계속 머물러 있다. 27일 신한금융지주 주가는 3만4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내부통제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내부통제는 진 회장이 회장에 선임되는 과정에도 주효하게 작용한 이슈기도 하고 금융당국이 대규모 펀드 환매 사태와 금융권 직원 횡령 사건 등을 이유로 꾸준히 신경을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진 회장은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조용병 전 회장이 라임펀드 사태 등에 책임을 지고 용퇴한 가운데 회장에 내정됐다. 

진 회장은 회장 내정자로 결정된 직후 신뢰회복을 우선 과제로 언급하며 내부통제와 고객보호를 통해 지속가능경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3월 취임사에서는 아예 ‘강력한 내부통제’라는 소주제를 따로 마련하고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성찰과 조직 전반에 흐르는 내부통제의 실천은 단순히 프로세의 일부가 아닌 우리 회사가 존재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사회적 기준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며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완성해 나가자”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