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메타 산하의 메타버스 연구팀 리얼리티랩스는 1분기에 약 5조34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사진은 메타의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 프로 홍보화면. < Meta > |
[비즈니스포스트] 메타(페이스북)가 메타버스 사업에서 큰 손실을 기록했다.
26일(현지시각) 미국 CNBC에 따르면 메타는 회계연도 2023년 1분기에 리얼리티랩스팀에서 39억9천만 달러(약 5조340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리얼리티랩스는 메타버스 핵심 구성기술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제품을 개발하는 메타 산하 연구팀이다.
2014년 당시 페이스북이란 사명을 쓰던 메타는 가상현실 헤드셋 개발기업 오큘러스를 인수하고서 팀명을 리얼리티랩스로 변경했다.
CNBC는 리얼리티랩스가 1분기 매출액으로 발표한 3억3900만 달러(약 4538억 원)는 메타의 분기 광고매출이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리얼리티랩스는 적자 사업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업부는 2022년 한 해 동안 137억2천만 달러(약 18조3725억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냈다. 하지만 매출액은 손실액의 15% 가량인 21억6천만 달러(약 2조8924억 원)에 그쳤다.
대규모 적자의 원인으로는 대규모의 메타버스 기술 개발비가 꼽힌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사명을 메타로 바꾸면서 향후 10년 동안 모두 1천억 달러를 메타버스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적이 뒤따르지 않아 적자 규모가 커졌다.
가상현실 헤드셋 '퀘스트'의 저조한 판매량 또한 실적 악화의 원인 가운데 하나다.
CNBC는 시장조사기관 NPD 추정치를 인용해 미국 시장에서 2022년 한 해 동안 판매된 가상현실 헤드셋이 전년보다 2%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가상현실 시장에서 대략 9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퀘스트 역시 1년 동안 판매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이다.
가상현실 헤드셋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해 2023년 3월 '퀘스트 2'와' 퀘스트 프로'는 가격을 각각 70달러와 500달러 인하했다. 그러나 이 또한 판매량이 뒷받침되지 않아 수익 악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메타가 회사명까지 바꾸며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메타버스 사업과 점차 거리를 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는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모두 2만1천여 명의 직원을 감원하며 메타버스 부문의 부진한 실적을 인건비 축소로 만회하려 힘쓰고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