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폴더블폰 대중화 이끄나, 사용자환경 개선으로 삼성전자 수혜 전망

▲ 구글의 폴더블 스마트폰 ‘픽셀 폴드’가 출시되면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시리즈도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디지탈플라자에 진열된 삼성 갤럭시Z 폴드4 모델. <플리커>

[비즈니스포스트] 구글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픽셀 폴드’를 출시하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가 최적화되면서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시리즈도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각) IT 전문매체 씨넷(CNET)은 구글이 폴더블폰을 5월 연례 개발자 회의 'I/O'(인풋/아웃풋)에서 발표하고 6월 정식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씨넷은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을 갖춘 구글이 생산에 뛰어들면 폴더블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가장 큰 요인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의 최적화다.

폴더블폰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하면 안드로이드 앱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자동적으로 폴더블폰에 최적화하도록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업데이트 할 것으로 씨넷은 기대했다.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접었을 때는 외부 화면을 활용하고 폰을 펴면 두 개의 내부 화면을 각각 사용하거나 가로 비율이 넓은 하나의 대형 화면으로 보게끔 알아서 바뀌게 만든다는 의미다. 

현재 출시 중인 대다수 앱은 폼팩터 즉 제품 형태가 세로로 긴 형태에서 동작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폴더블폰을 펼쳐 화면이 넓어지면 앱 사용이 불편해졌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기기규격에 제한을 두지 않아 개발사들이 세로로 긴 폼팩터에 맞게 동작하는 앱을 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개발사는 시장성이 가장 높은 스마트폰 규격을 염두에 두고 앱을 만드는데, 폴더블폰은 아직 시장이 작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에 따르면 폴더블폰은 2022년 약 1350만 대가 출하돼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1.1% 비중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폴더블폰의 사용자환경은 다른 스마트폰보다 불편한 상태다. 이는 거꾸로 폴더블폰의 시장 점유율이 낮은 수준에 머무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도 꼽히고 있었다. 

씨넷은 폴더블폰이 아직은 색다른 제품을 찾는 소비자층에서만 선호를 얻고 있어서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폴더블폰 앱 사용경험이 개선되면 소비수요가 늘어나 폴더블폰 시장 대중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씨넷은 내다봤다.  

구글의 새 폴더블폰이 대중화돼 운영체제가 정착되면 자연히 삼성전자 갤럭시폴드 시리즈도 이전보다 제품 경쟁력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계기는 폴더블폰에 최적화된 앱 개발이다. 씨넷은 구글이 앱 사용 환경을 개선해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서만 제대로 구동하는 앱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폴더블폰 시장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전자가 구글이 진입해서 커지는 수요를 흡수하고자 폴더블 전용 앱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일 것이라는 계산이다.

또한 구글이 운영체제 차원에서 폴더블폰 사용환경을 개선하면 ‘접힌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느껴 구매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폴더블 화면 전체를 활용하기 위해 삼성 앱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가 커질 수 있다.

뛰어난 경첩 성능과 방수기능 등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기술력을 인정받은 삼성전자 폴더블폰은 구글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소프트웨어 부문에도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가격 경쟁력은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이 극복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씨넷은 구글이 삼성전자 갤럭시 S 시리즈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스마트폰 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을 폴더블폰에서도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도 중저가 폴더블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올해 말 갤럭시Z 폴드5와 갤럭시Z 플립5를 출시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삼성전자에 구글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은 경쟁요인이자 동시에 기회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수 년에 이르는 폴더블폰 개발과 출시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을 비롯한 경쟁사들의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공세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