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은행위기로 일본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은 일본 도쿄의 한 거리에 설치된 전광판에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화 환율이 표시된 모습.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엔화 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주요 증권사 전망이 나왔다.
미국발 은행위기 등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투자자들에게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엔화는 3월 한 달 동안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 통화 가운데 하나로 집계됐다.
달러/엔 환율은 1일 기준 1달러당 136.20엔에서 28일 131.05엔으로 낮아졌다. 약 한 달 동안 엔화 가치가 달러와 비교해 3.78% 상승한 것이다.
2022년 연간으로 엔화 가치가 12%가량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시장이 엔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스위스에서 발생한 은행위기가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엔화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엔화의 상대적 가치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소식이 전해진 3월 둘째주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금융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일본 엔화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엔화가 전통적 안전자산 지위를 회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도이체방크 산하 자산운용사인 DWS와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일본 엔화 투자 전망을 긍정적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엔화 가치가 달러와 비교해 9% 올라 1달러당 120엔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이체방크 또한 환율이 1달러당 125엔을 기록할 것으로 바라봤다.
블룸버그는 주요 증권사들이 엔화 강세 전망을 보이는 구체적 근거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들었다.
일반적으로 은행위기는 안전자산인 달러화에 투자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현재와 같이 연방준비제도(Fed)가 초고속으로 기준금리를 올리다 은행위기를 고려해 속도를 늦추는 상황에서는 달러 가치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러셀 인베스트먼트의 외환거래 책임자 반 루는 “엔화 강세는 올해 외환시장 주요 트렌드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고 블룸버그를 통해 말했다.
4월에 일본은행 총재 임기를 시작하는 우에다 가즈오 후보가 신중한 성향으로 알려져 일본 통화정책에 급진적인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일본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 또한 안정적 투자처로서 엔화를 주목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