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외식 프랜차이즈에 '자동화 주방' 바람이 불고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자동화 주방이 인건비를 절약할 뿐만 아니라 균일한 품질로 메뉴를 조리하는 등 매장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주방에 '자동화 바람', 비용은 줄이고 품질은 높이고

▲ 로보아르떼의 치킨 자동화 조리 시스템 '롸버트'가 치킨 반죽을 하고 있는 모습. 로보아르떼는 롸버트를 활용한 브랜드 롸버트치킨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27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다양한 브랜드가 푸드테크 기술기업과 협약을 맺고 개발을 추진한 자동화 주방이 시범운영에 들어가는 등 구체화 단계에 있다.

자동화 주방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프랜차이즈로는 '고피자'가 꼽힌다. 2016년 한강공원에서 푸드트럭으로 사업을 시작한 고피자는 '1인 피자'를 앞세워 지난해 말 기준 한국과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18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고피자는 임재원 대표가 개발한 자동조리 화덕 '고븐'을 보유하고 있다. 고븐에 토핑이 완료된 피자를 투입하면 자동으로 피자를 굽고, 자르고, 소스가 뿌려지는데 이를 통해 1시간에 최대 100판의 피자를 만들어낸다.

고피자는 10여 명 규모의 미래기술연구소를 통해 고븐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있다. 더 많은 피자 조리 과정을 자동화한 '고봇 스테이션', 소스를 뿌려주는 '고봇', 토핑이 균일한지 확인해주는 '인공지능 스마트 토핑 테이블' 등이 일부 직영점을 중심으로 시범운영되고 있다.

고피자는 지난해 매출 200억 원을 넘어서며 1년 전보다 50% 성장을 이뤄냈다. 또한 자동화 주방기술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10월에는 2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자동화 바람은 치킨 프랜차이즈에도 불고 있다. 사람의 손이 필요한 치킨 제조과정도 조리로봇이 대체하고 있다.  

교촌치킨의 운영사 교촌에프앤비는 26일 가맹점 3곳에서 튀김 및 탈유 과정에 조리로봇을 투입했다. 교촌치킨은 2021년 10월 로봇기업 뉴로메카와 업무협약을 맺고 치킨 조리로봇 운영을 준비해왔다. 

또한 교촌에프앤비는 튀김옷 반죽 제조와 소스 도포를 위한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현재 소스를 버무리지 않고 조각마다 사람이 직접 붓질을 통해 양념을 바르는 방식으로 치킨을 만든다. 

제너시스BBQ의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BBQ는 2020년 오픈한 김해내동로봇점에서 로봇이 치킨을 튀기고 기름을 털어내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일부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치킨 조리 전반을 자동화한 주방시스템도 등장했다. 이들은 자동화 주방 시스템을 프랜차이즈에 공급하는 것을 넘어 자체 치킨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2018년 설립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로보아르테는 반죽부터 튀기기 과정을 자동화해 1인 매장 운영을 가능하게 한 치킨 조리로봇 '롸버트'를 개발했다. 로보아르테는 '롸버트치킨'을 론칭해 현재 7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편의점 GS25와 손잡고 치킨 조리로봇을 GS25동래래미안아이파크점에 시범도입했다.

또다른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퓨처키친은 고객의 주문 자동 수락부터 육계 부위 선택, 치킨 반죽 묻히기, 튀기기까지의 작업을 자동화한 시스템을 개발해 자사 치킨 브랜드인 '왓어크리스프' 매장에서 활용 중이다. 퓨처키친은 '본촌치킨'의 운영사인 본촌인터내셔날로부터 26일 전략적 투자를 유치한 뒤 자동화 시스템 공급을 잎두고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 수를 가진 업종인 커피 전문점에도 자동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스타벅스의 창립자 하워드 슐츠는 지난해 9월 4억5천만 달러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음료 제조 자동화 시스템 구축이 포함됐다.

국내 1위 커피원두업체 한국맥널티는 로보테크와 지난해 8월 제휴를 맺고 점포형 로봇 바리스타 제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SK텔레콤은 26일 국내 로봇 제조 선두 업체인 두산로보틱스와 함께 무인 커피로봇 서비스인 'AI바리스타로봇'을 선보였는데 커피와 에이드 등 20여 종의 음료를 제조할 수 있고 데이터분석 기능도 갖춰 메뉴별·지점별 매출과 원재료 소모 현황, 기기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SK텔레콤은 국내 대형 카페 운영사와 프랜차이즈형 로봇을 기획하고 있다. 

자동화 주방을 넘어 무인 매장 운영을 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있다. 

커피숍 프랜차이즈 브랜드 '커피에반하다'는 2021년 무인 자동화 매장 삼성점을 오픈한 뒤로 지난해 말 기준 141곳의 무인 자동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커피에반하다의 무인 자동화 매장은 로봇 바리스타 '에피소드' 2종과 본사의 24시간 관제시스템을 통해 운영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인건비와 원재룟값 등이 상승하고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는 등 자동화 주방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네스터에 따르면 글로벌 자동화 주방 시장 규모는 2028년까지 연평균 16.1%씩 성장해 2028년에는 3억22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화 주방은 인건비 절감 효과와 함께 조리 시 발생할 수 있는 직원의 상해 위험을 낮추고 고객에게 균일한 맛의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등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가능하게 한다. 높은 초기 구축 비용도 자동화 주방 기기의 렌털제도를 통해 분산시켜준다.

정부도 자동화 주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푸드테크 산업 발전 방안에 따라 10대 핵심기술 연구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로봇·인공지능(AI) 등을 적용한 매장관리 등 외식 푸드테크 기술이 포함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