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KB금융지주가 새해 들어 3명의 부회장인
양종희 허인 이동철 부회장의 역할을 서로 바꿨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세 번째 임기가 올해 11월 끝나는 상황에서 KB금융의 후계 경쟁 구도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KB금융의 3인 부회장 경쟁 구도가 올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왼쪽부터) 허인 이동철 양종희 부회장. |
12일 KB금융에 따르면 새해부터
양종희 부회장은 개인고객부문과 WM(자산관리)·연금부문 SME(중소상공인)부문을 맡고
허인 부회장은 글로벌부문과 보험부문,
이동철 부회장은 디지털부문과 IT부문을 각각 담당한다.
지난해
허인 부회장이 개인고객부문 WM·연금부문 SME부문,
이동철 부회장이 글로벌부문과 보험부문,
양종희 부회장이 디지털부문과 IT부문을 맡았는데 서로 역할이 바뀐 것이다.
박정림 총괄부문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자본시장부문과 CIB(기업투자금융)부문을 그대로 이끈다.
KB금융이 2021년 말 인사에서 3인 부회장과 1인 총괄부문장 체제를 도입한 뒤 각 부회장의 역할을 바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은 2021년 말 인사에서 부회장을 기존 1명에서 3명으로 늘리는 동시에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부문·총괄 체계를 4개의 비즈니스그룹으로 재편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윤종규 회장이 올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만큼 올해 새로운 업무를 맡은 부회장들의 성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바라본다.
윤 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부회장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1년 전 구축한 3인 부회장 체제에 더욱 힘을 실었다.
각 부회장 입장에서는 이번 업무 변경이 전임자와 다른 색깔을 내는 차별화 전략 등을 통해 경영능력을 각인시킬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각 부회장들은 이번 업무 변경을 통해 KB금융 사업 전반을 바라보는 시야도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시절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생명), 현대증권(현 KB증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등 여러 금융사를 인수했다.
이에 따라 자산 규모가 윤 회장 취임 전인 2014년 3분기 말 298조 원에서 2022년 3분기 말 727조 원으로 8년 사이 2배 넘게 늘었다.
부회장이 맡고 있는 각 사업부문의 중요성 역시 그만큼 커진 상황에서 새로운 업무를 경험하는 것은 향후 회장에 오른 뒤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번 업무 변경은 3인 부회장 모두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양종희 부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를 지낸 뒤 2020년 말 인사에서 가장 먼저 부회장으로 승진했는데 2021년 지주 보험부문장과 글로벌부문장을 맡고 지난해 디지털부문과 IT부문을 이끈 뒤 이번에 개인고객부문과 WM·연금부문, SME부문을 책임지게 됐다.
허인 부회장은 KB국민은행장 시절 지주 디지털부문장을 겸직했고 2021년 말 부회장 승진 뒤에는 개인고객부문과 WM·연금부문, SME부문을 이끌다 올해 새로 글로벌부문과 보험부문을 맡게 됐다.
이동철 부회장은 KB국민카드 대표 시절 지주 개인고객부문장을 역임했고 이후 부회장 승진과 함께 글로벌부문과 보험부문을 담당하다 이번에 새로 디지털부문과 IT부문을 이끌게 됐다.
KB금융은 3인 부회장이 맡고 있는 각 사업부문에서 올해 역시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KB금융이 강점을 지닌 것으로 여겨지는 개인고객부문은 금리인상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수익성 방어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연금시장 확대 등으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글로벌부문은
윤종규 회장이 지속해서 강조해 온 선진시장과 동남아시장을 함께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에서 구체적 성과를 내야하고 보험부문은 올해 새로 출범한 KB라이프생명의 안착과 함께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시너지를 이끌어야 한다.
디지털부문과 IT부문은 KB금융뿐 아니라 국내 금융사 전반의 최대 화두인 디지털사업 경쟁력 강화를 책임진다. KB금융은 올해 역시 ‘넘버원 금융플랫폼 도약’을 그룹의 핵심 목표로 내걸고 전반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부회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새해 업무 변경은 이번에 새롭게 진행된 것이 아닌 경영역량 강화 측면 등에서 예년부터 관례적으로 진행되던 것”이라며 “예년에도 연말 인사가 나면 새해부터 임원들이 새로운 업무를 시작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