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다수 사업권 주인이 바뀌어 생수업계가 다시 요동을 칠까?
삼다수는 생수시장에서 40%대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삼다수 판권을 차지하면 곧바로 생수업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삼다수 판권의 향배가 국내 생수시장 판도를 좌우하는 셈이다.
광동제약이 삼다수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올해 말 계약기간이 끝난다. 광동제약이 판권계약을 연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삼다수 판권’의 향배는?
1일 업계에 따르면 삼다수 판권의 향배를 놓고 업체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삼다수는 제주도개발공사가 생산하고 위탁판매업체를 선정해 판매하는 구조다. 첫 위탁판매자는 농심이었는데 1998년부터 14년 동안 삼다수를 생수 1위 브랜드로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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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 |
삼다수 판매계약이 2012년 종료되자 판권이 광동제약에게 넘어갔는데 올해 말로 이 계약이 종료된다.
삼다수 판권이 다시 다른 회사로 넘어갈지는 미지수다.
제주도개발공사와 광동제약이 맺은 계약기간은 4년이지만 일정 목표치 이상을 달성하면 계약기간을 1년 연장하는 조건을 넣었기 때문이다.
계약내용이 자세히 공개되지 않아 어떤 목표치를 설정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판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전체매출에서 삼다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1분기 기준으로 28.2%에 이른다.
광동제약이 1년 더 삼다수 판권을 지킨다면 1년간 생수업계의 판도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광동제약이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2위권에서 농심(백산수)과 롯데칠성음료(아이시스8.0)이 각축전을 벌이는 양상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다수 판권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국내 생수시장 1위를 노리는 생수업체들이 대거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삼다수 위탁판매 입찰 때는 광동제약 외에 롯데칠성음료, 코카콜라음료, 아워홈, 남양유업, 웅진식품, 샘표 등이 참여했다.
농심의 참여는 불투명하다. 농심은 2012년 삼다수 판권을 잃은 뒤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 백두산 인근에서 생산하는 자체 브랜드 백산수를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 판권이 매력적인 것은 맞지만 농심은 삼다수 위탁판매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제주도개발공사와 법적 공방을 벌여 입찰에 뛰어들기는 껄끄러운 상황”이라며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만큼 자체 브랜드 백산수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매력적인 삼다수 사업권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삼다수는 지난해 45.4%의 점유율을 달성한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5.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농심(백산수)과 롯데칠성음료(아이시스8.0)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지만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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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준 농심 사장. |
농심 백산수의 1분기 점유율은 6.8%,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8.0 점유율은 5.2%로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수시장에서 삼다수의 막강한 브랜드파워를 단번에 무너뜨리기는 힘들기 때문에 생수업체라면 업계 1위를 보장해주는 삼다수 판권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5월12일부터 6월13일까지 생수 브랜드 10개의 빅데이터 156만1796개를 분석한 결과 삼다수는 브랜드평판 1위를 차지했다.
구창환 한국기업평판연구소장은 “삼다수가 소비자들의 참여와 소통 등의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청정지역인 제주도 브랜드와 생수 상품의 조합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삼다수 판권이 매력적인 또 다른 이유는 투자비용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수는 대부분 지하수를 사용하기 때문에 땅속 깊숙이 있는 지하수를 퍼올리기 위해서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게 들어간다.
하지만 삼다수는 생산을 제주도개발공사가 맡고 있기 때문에 위탁판매업체는 초기 투자부담이 없다.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지출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다수는 20년에 가까운 판매 역사를 가진 국내 1위 생수 제품이라 따로 브랜드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 커지는 생수시장
우리나라는 먹는 물로 수돗물을 이용하기는 하지만 직접 음용률은 약 5% 정도로, 일본 33%, 미국 56%, 프랑스 70%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편이다.
수돗물 공급 과정에서 노후화된 수도관으로 유입될 수 있는 다양한 유해물질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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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동제약의 삼다수 광고. |
음용수로 수돗물을 대체하고 있는 물이 생수다. 500원~1천 원대에 판매되는 생수는 가격대가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길거리에서도 생수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집에서도 직접 음용하는 물은 정수기가 아니면 생수를 주문해 마시는 경우가 많다. 가정 식수용으로는 들고 다니며 마시기 용이한 500㎖ 제품보다 2ℓ제품이 많이 팔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나 오픈 마켓 등에서 2리터 들이 제품을 여러개 묶어 주문하는 가정이 많다”며 “1인가구나 늘면서 편의점에서도 식수용으로 대용량 생수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2ℓ 생수 매출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약 28%, 500㎖생수는 21%씩 증가했다. GS25 편의점에서는 2ℓ생수가 3년 연속 판매수량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생수소비가 늘면서 국내 생수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생수시장은 2013년 5430억 원 규모에서 2014년 5900억 원, 지난해 6200억 원대로 성장했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7천억 원대로 커지고 2020년 1조 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