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두산퓨얼셀은 국내 대표 수소 연료전지기업이다. 수소경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이지만 성과를 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

두산퓨얼셀 시가총액은 2조 원에 가깝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180억 원에 불과하다. 당장의 실적보다 미래의 잠재력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소경제가 꽃피웠을 때 연료전지 사업이 수소경제와 함께 크게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강한 확신이 반영돼 있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두산퓨얼셀이 연료전지와 관련한 원천기술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른 경쟁자들이 해외 원천기술 확보 기업과 합작 형태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과는 다르다.

물론 두산퓨얼셀도 일부 사업에서는 외국 기업의 기술력을 빌리는 부분도 있지만 적어도 주력인 발전용 인산형연료전지(PAFC)에서만큼은 자체 기술력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두산퓨얼셀의 ‘기술’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 부분이 두산퓨얼셀을 단순한 연료전지 제조기업이 아닌 수소 생태계 전주기에 걸쳐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하게 될, 그리고 두산그룹의 수소 밸류체인에서 핵심 계열사가 될 중요한 이유이기 때문이다.

사실 단순히 직관적으로 생각해보더라도 수소시대에 연료전지 사업이 '대박'이 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의 화석연료를 대신해 수소가 주 전력원이 되는 사회에서 수소로 전력을 만들어내는 연료전지는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수소로 전력을 생산하는 방법에는 연료전지 외에 수소터빈도 있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향후 수소시대의 연료전지 시장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점은 누구라도 쉽게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연료전지 기술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이 기술이 적용되는 분야는 단순히 연료전지 시장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란 점을 알 수 있다.

연료전지는 수소란 연료를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연료전지는 2차전지와 마찬가지로 연료전지도 음극-전해질-양극으로 이뤄진 구조다.

한쪽 전극으로는 수소가 주입되고 다른 한쪽 전극으로는 산소가 주입된다. 수소가 주입되는 쪽은 수소극, 혹은 음극, 혹은 연료가 들어간다고 연료전극이라고 합니다. 반대 쪽은 산소극이자 양극, 공기전극이라고도 한다.

수소기체를 수소극에 주입하면 수소분자가 산화돼 전자를 잃게 되고 수소 이온이 된다. 이 때 산화가 이뤄지려면 섭씨 600도 이상의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거나 아니면 산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백금과 같은 촉매가 필요하다.

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수소 이온은 전해질로 흘러들어가 다른 쪽 전극으로 이동하게 된다.

전자들은 전해질을 통과하지 못하고 바깥의 전선을 따라 이동한다. 이 때 전압이 생기고 전류가 흐르게 된다. 여기서 전기 에너지가 발생한다.

한편 전해질을 통과한 수소이온과 전선을 통과한 전자는 공기전극에서 산소와 만나 순수한 물을 만들어 낸다. 이 과정에서 오염물질은 배출되지 않는다.

전해질 종류에 따라 여러 연료전지가 있지만 모두 기본 원리는 동일하다.

그런데 이 과정은 수전해에도 적용될 수 있다. 연료전지가 수소를 주입해 전기에너지를 만들고 부산물로 물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수전해는 물에 전기에너지를 더해 수소를 만드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연료전지의 원리는 수전해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 수전해가 청정한 수소 ‘그린수소’를 만드는 핵심이다. 연료전지 기업이 수소 생태계에서 활용 부문뿐만 아니라 생산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두산그룹은 지난해 말 울진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력기술, 서울대학교 등과 함께 그린수소 실증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미국법인을 통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두산퓨얼셀이 사업화를 앞두고 있는 트라이젠(tri-gen) 모델도 연료전지 기술 기반이다. 수소, 전기, 열 생산이 동시에 가능한 모델이다. 두산퓨얼셀은 이 모델을 충전소로 사업화할 계획을 세웠다. 수소차뿐 아니라 전기차 충전도 가능한 다용도 충전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퓨얼셀을 향한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최근 실적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수주가 작아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업성이 어느 정도 확보됐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더구나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수주가 늘면서 유지보수 용역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사업 특성상 한 번 수주하면 거기에 따르는 유지보수 매출이 주기적으로 따라오게 된다.

이른바 ‘캐시카우’ 역할을 하며 사업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살펴본다면 두산퓨얼셀은 수소경제의 확실한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들의 연료전지가 수소사회의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