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표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는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의지를 이어 ‘글로벌 배터리 1위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공적 기반을 다지고 있다.

권 부회장은 취임 뒤 실적 안정화와 함께 증시 상장, 배터리 안전 우려 불식 등 마주했던 현안을 착실히 풀어가고 있다.
 
LG엔솔 권영수체제 1년 실적 안정화, 증시 상장과 배터리 안전도 잡아

▲ 9일 증권업계와 배터리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실적 안정화와 상장 완수, 배터리 안전 문제 등 마주한 현안을 성공적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은 1월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 기념식'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는 권 부회장. < LG에너지솔루션 >


9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대신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뒤 내놓은 리포트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 4분기 영업이익을 5390억 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기존 증권사들의 평균 영업이익 전망치인 4670억 원을 20% 이상 웃도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영업이익 5219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는데 이 역시 시장 전망치를 36% 뛰어넘는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과 관련해 “3분기 매출(7조6482억 원)은 출범 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며 “영업이익도 라이선스 대가 합의금(SK이노베이션 상대)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지난해 2분기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 기록이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앞으로 분기 영업이익을 꾸준히 늘려가면서 안정적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비우호적 영업환경, 대규모 충당금 반영 등으로 널뛰었던 실적이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분사 뒤 지난해 1분기(영업이익 3410억 원)와 2분기(7243억 원) 호조세를 보이다 3분기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볼트EV 전기차 화재 리콜 관련 6200억 원의 충당금을 반영하며 영업손실 3730억 원을 냈다.

또 지난해 4분기부터 다시 분기별로 수익성을 끌어올리다 올해 2분기 원가 상승, 글로벌 물류대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1956억 원)이 1년 전과 비교해 73% 급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향한 긍정적 전망은 실적 안정화를 위한 권 부회장의 노력에 따른 결실로 분석된다.

권 부회장은 배터리 핵심 원재료의 가격 변동 폭이 커지는 것에 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의 안정적 수익성 확보를 위해 취임 뒤 고객사들과 판매가격 연동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올해 1분기,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서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내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으며 이 효과가 3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코발트 등 핵심 양극재 소재를 시작으로 추가적 리스크 감소를 위해 구리, 알루미늄, 망간 등 기타 광물에 관해서도 판가 연동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배터리 고객뿐 아니라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고객들과도 협의를 지속해 판가 연동 계약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배터리 원재료인 핵심 광물뿐 아니라 비광물 핵심 소재들인 음극재, 전해액 등에서도 가격 상승요인을 고객사와 분담하는 형식으로 수익성 안정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7월부터 대부분의 원재료, 소재 분야에서 원가의 판가 연동을 실시하는 성과를 얻었다.

권영수 부회장은 지난해 말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취임 뒤 핵심 과제로 꼽혔던 상장 완수와 배터리 안전 문제 해결 등도 잘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1일자로 지주사 LG 대표이사에서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 뒤 그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노렸다. 다만 GM 볼트EV 리콜사태 발생 탓에 기업공개(IPO)가 지연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10월12일 GM과 리콜비용에 합의한 뒤 기업공개를 재개했고 11월 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통과를 시작으로 올해 1월27일 코스피에 상장됐다.

이 과정에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경 원이 넘는 자금 유입, 일반공모주 청약 증거금 114조 원, 코스피 시가총액 2위 등 진기록을 남기면서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했다.

LG에너지솔루션 기업가치는 상장 뒤 10개월여가 지난 현재에도 코스피 시가총액 2위를 유지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는 10월7일 종가 기준 48만2500원으로 공모가(30만 원)를 크게 웃돌고 있다. 8월16일 발효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중장기 성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8월 중순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을 괴롭혀왔던 배터리 안전 문제도 털어버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기업공개 과정에서 터졌던 GM 볼트EV뿐 아니라 이전 현대차 코나EV 화재 등으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안전을 향한 우려가 지속돼왔다.

다만 권 부회장 취임 뒤 별다른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권 부회장은 LG그룹 내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만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칠 적임자로 평가됐다. 또 과거 LG화학 전지(배터리)사업본부를 이끌었던 경험을 토대로 배터리 안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권 부회장은 1999년 LG전자 금융담당, 재경팀장 상무, 재경담당 부사장, 재경부문장 등을 거쳐 2006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을 역임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아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부터 수주를 이끌어내며 당시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중대형배터리시장 1위 지위를 확보하기도 했다.

LG그룹은 지난해 10월25일 권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새 대표이사에 내정하면서 “이번 인사는 그룹의 핵심인 배터리사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미래를 준비해 나가기 위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구광모 회장의 의지와 믿음이 담긴 것이다”고 설명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