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쓰촨성 등 지역이 산업용 전력공급을 제한하고 있어 중국 본토 업체 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등 해외 기업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SK하이닉스 충칭공장 전경.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중남부에 위치한 쓰촨성에서 폭염에 따른 전력난이 장기화되면서 현지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전력제한 정책이 연장되고 있다.
쓰촨성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등 해외 기업 생산공장도 전력난에 따른 생산 차질과 협력사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공급망 차질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쓰촨성 정부가 이빈과 쑤이닝 등 지역의 산업용 전력공급 중단시기를 25일까지 5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쓰촨성 정부는 폭염에 따른 전력 사용량 급증으로 전력난이 발생하자 15일부터 민간용 전력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산업용 전력수송을 제한하고 있다.
전력 공급 중단으로 쓰촨성에 위치해 있는 자동차, 반도체, 태양광 등 여러 업종 기업들의 공장들이 정상 가동을 할 수 없어 중국 전체 핵심 산업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매체 재련사는 “확인 결과 쓰촨성 충칭시에 있는 SK하이닉스,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인 중국 2위 반도체 설계업체 유니SOC, 중국 10대 반도체 설계업체 가운데 한 곳인 비마이크로 등 반도체 업체들도 전력난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폭스콘, 페가트론 등 전자제품 생산 업체 공장도 쓰촨성에 밀집돼 있다. 따라서 글로벌 전자제품 공급망도 전력제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련사에 따르면 전 세계 노트북의 약 70% 이상은 쓰촨성의 청두시와 충칭시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충칭시 연간 노트북 생산능력은 5730만 대로 전 세계 약 4분의1 노트북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쓰촨성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부품은 상하이시와 산시성 등 지역에 위치한 공장으로 집중 공급되고 있어 상하이시 당국이 직접 쓰촨성 당국을 향해 현지 공급업체에 전력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상하이시는 중국 자동차 판매량 1위 업체 상하이자동차그룹과 미국 테슬라 자동차 공장이 쓰촨성에 여러 공급업체를 두고 있는데 전력제한에 따른 공급망 차질로 부품이 부족해 완성차를 정상적으로 출하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을 이유로 설명했다.
중국 산시성 공업정보화청도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의 쓰촨성 현지 협력업체들이 전력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특별히 요청한다는 서신을 쓰촨성 측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쓰촨성에도 완성차 업체 공장이 포진돼 있다. 3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한 폴크스바겐 중국 합자회사 제일폴크스바겐, 프랑스 완성차 업체 시트로엥 중국 합자회사 선룽자동차, 중국 지리자동차의 자회사 지리상용차 등이다.
배터리 원료에 사용되는 리튬염 제조 공장도 대거 가동을 중단한 상태고 친환경차 충전시설 영업까지 중단돼 일반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다.
중국 매체 남경재경에 따르면 쓰촨성에 위치해 있는 테슬라와 중국 전기차 업체 엑스펑, 니오 등의 일부 배터리 충전소 영업이 중단돼 차주들이 다른 충전소로 몰리면서 대기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전력 사용량 과부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쓰촨성 충칭시를 시작으로 폭염에 따른 전력난을 겪고 있는 저장성, 후베이성, 허난성 등 지역에서도 배터리 충전소 시간별 충전 출력 제한 정책을 도입했다.
허난성의 경우 8월20일부터 23일까지 충전 수요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낮 12시부터 14시, 저녁 20시부터 23시까지 충전 출력을 낮춰 동일 시간대에 발생하는 전력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수요자가 가장 적은 시간대인 자정 24시부터 아침 8시 사이에 방문할 경우 5%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쓰촨성처럼 전력 사용 제한 정책을 실시하는 지역은 저장성, 안후이성, 장쑤성 등 폭염주의보가 띄워진 지역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