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 원료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특허 성분을 개발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압박,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화학원료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자 수입 의존도가 높은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 대응에 나선 것이다. 
화장품 원료 급등에 공급망도 차질, 중국기업들 자체 특허개발 뛰어들어

▲ 중국 대형 화장품 그룹 쟈란그룹이 산하 스킨케어 브랜드 자연당을 통해 자체 특허 성분 하이머차신(HiMurchaSin)을 담아 출시한 에센스 제품. <자연당>



1일 중국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최근 중국 화장품 업체들 사이에서 원료 공급차질이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화장품 업계의 한 연구개발 기술 담당자는 제일재경을 통해  “일본 원료 기업으로부터 100톤의 원료를 수급하기로 했지만 20톤 만 받게 되는 등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업계 내부적으로 더 이상 원료 가격이 문제가 아니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2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화장품 원료 가격이 급등한 것은 물론 공급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20년 10월에 세워진 스킨케어 전문 중국 화장품 업체 바이오셀라인의 메이허샹 최고경영자(CEO)는 제일재경에 “최근 2년 동안 많은 기업들이 원료 가격이 오른 것과 더불어 공급 차질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간 매출이 50억 위안(9659억5천만 원)에서 100억 위안(1조9319억 원) 사이로 자리 잡은 중형 화장품 기업에게 원료 공급 중단 문제는 더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

매출 규모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본격적으로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으로 성장을 추진해야 하지만 원료 공급 자체에 차질이 빚어지면 화장품 제조 계획이 미뤄지면서 시장점유율도 덩달아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화장품 업체들은 성분과 원료보다 마케팅을 통해 시장에서 살아남는 전략을 택한 것이 고질적 문제로 꼽혀왔다. 

이 때문에 중국 화장품 업체들이 수입산 원료에 계속 의존하게 된다면 장기적 성장 전략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 자체 특허 성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허 성분을 직접 개발할 때는 쉽게 조달할 수 있는 원료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에 화장품 원료 조달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메이 CEO는 “중국 중대형 화장품 업체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개발 성분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가 됐지만 기업들은 투자와 수익 등의 현실적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분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초기부터 대규모 투자금액과 시간이 필요한 데다 개발을 끝낸 뒤에도 상업화에 성공해야 한다는 관문 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중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SK2의 피테라나 로레알의 프로-자일렌 등 특허 성분과 같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극소수에 그친다. 

그럼에도 중국 화장품 업체들은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하고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표적 스킨케어 기업 쟈란그룹은 10년 동안의 연구개발 끝에 하이머차신(HiMurchaSin)이라는 특허 성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고 해당 성분 연구에 마지막 3년 동안에만 2천만 위안(38억6천만 원) 넘게 투입했다.

쟈란그룹의 천쥐안링 홍보실 담당자는 제일재경을 통해 “하이머차신이 SK2의 피테라처럼 브랜드의 명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일재경은 “화장품업체의 성분 자체 개발은 원료 수입 의존도를 낮춰준다”며 “더 많은 중국 화장품 업체가 직접 연구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