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동물보호를 주제로 언론 인터뷰에 나섰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동반하지 않고 홀로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건희 첫 공식 인터뷰서 '개 식용 종식' 주장, "동물학대 처벌 강화해야"

▲ 김건희 여사가 10일 반려견인 써니(왼쪽), 나래와 놀아 주며 웃고 있다. 김 여사는 유기견이었던 나래를 동물 구조단체를 통해 입양했다. <대통령실>


김 여사는 13일 서울신문과 인터뷰에서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이 가장 약하다”며 “학대범 처벌 수위를 강화해 질서가 잡히면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강호순 등 국내 연쇄살인범들 가운데 범행 전 동물학대를 저지른 사례도 여럿 있다”며 “동물학대와 살인사건, 묻지마폭행 등을 벌이는 사람들의 심리 밑바탕에는 결국 같은 마음이 깔렸다고 본다”고 주목했다.

개 식용을 멈춰야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김 여사는 “한국을 향해 반감을 가지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편적 문화는 선진국과 공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영세한 식용업체들에 업종전환을 위한 지원을 해주는 방식 등 정책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식용 목적으로 키우는 개들은 좁은 뜰장에서 먹고 자고 배변까지 해 항생제를 먹이며 키우는 사례도 있어 개고기는 건강에도 좋지 않다”며 “개 식용을 안 한다는 건 인간과 가장 가까운 친구를 향한 존중의 표현이자 생명를 향한 존중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물 존중이 소외계층을 향한 사회적 관심으로도 확장될 수 있다고 했다.

김 여사는 “동물을 존중하는 건 사회적 약자를 향한 존중을 의미한다고 보고 그래서 저는 동물 존중에 사명감이 있다”며 “학대받는 어린이, 소외된 여성, 유기된 영아, 보호시설에서 나와야하는 청년 등 소외된 이웃에 관심을 높이는 것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유기동물 입양 등을 계기로 동물보호에 관심이 커졌다고 했다. 지금까지 입양했던 유기동물이 셀 수 없이 많다고 했다. 김 여사가 구조과정을 책임지거나 임시보호를 맡았던 유기견, 유기묘가 100여 마리는 된다고 주변사람들이 증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현재 7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 이 가운데 마리, 써니를 제외한 2마리의 개(토리, 나래)와 3마리의 고양이(아깽이, 나비, 노랑이)는 유기됐던 경험이 있다.

김 여사의 이러한 관심이 윤 대통령에게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이 대선 때 ‘강아지들이 아니었으면 지난 10년을 어떻게 버텼을까 싶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굉장히 힘들었는데 집에 오면 반려동물들이 반겨줬다”며 “우리 아저씨(윤 대통령)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아이들에게 자주 해줬고 토리는 유기견이라 처음 보는 사람을 경계하는데 아빠(윤 대통령)가 오면 너무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남편과 함께 유기견 거리 입양제에도 다녔다”며 “그러면서 동물을 위한 마음이 더 깊어졌다”고 설명했다.

5월21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반려동물이 두 정상 사이 대화를 풀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서로 기르는 반려견 얘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아주 좋아졌다고 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퍼스트 도그도 유기견인데 유기 경험이 있는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공감할 수 있는 게 많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미국 대통령은 세계 최고의 권력자지만 인간과 인간으로 친밀감을 느끼게 되면 여러 일이 잘 풀릴 것이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에게 호감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 여사는 13일 오후에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김 여사의 첫 단독 공식 일정으로 관심이 쏠린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