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모바일 프로세서(AP)를 개발하기 위해 MX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의 협력 체제를 강화한다.

다만 1천 명으로 구성된 대규모 태스크포스(TF)를 꾸린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삼성전자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활로 찾기 나선다, "1천 명 TF 출범은 사실무근"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


삼성전자 관계자는 24일 시스템LSI사업부와 MX사업부의 합작 TF인 ‘드림 플랫폼 원팀’이 출범할 것이란 동아일보 보도와 관련해 “그 정도 규모의 TF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노태문 MX사업부장 사장과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사장이 TF 리더를 맡을 것이란 이야기도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이날 동아일보는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A 바이오닉’과 같은 전용 AP를 만들기 위해 1천 명 규모의 ‘드림 플랫폼 원팀’ TF를 7월 공식 출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2025년까지 갤럭시 전용 AP를 만들기 위해 2023년, 2024년 갤럭시 탑재용 AP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실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엑시노스2200’의 성능 부족, 발열 문제를 겪으며 갤럭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AP를 개발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 AP를 스마트폰에 탑재하게 되면 제품마다 최적화된 설계를 기반으로 운영체제(OS)나 어플리케이션까지 안정적으로 성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애플 아이폰이 최적화를 통해 수치상 같은 스펙에도 더 좋은 성능을 뽑아내는 것은 아이폰만을 위한 독자적 AP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전용 AP 개발설은 노태문 사장의 발언에서 비롯됐다.

노태문 사장은 올해 3월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한 직원의 GOS(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 해소방안과 관련한 질문에 “커스터마이징(맞춤제작)된 갤럭시 AP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발언을 놓고 삼성전자는 애플과 같은 전용 AP를 만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기능이 발전할수록 다수의 제품을 대상으로 생산된 AP를 구입해 조립하는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애플의 방식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MX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의 협력관계를 더 강화해 AP 성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와 AP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의 협력을 통해 엑시노스2200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엑시노스2200은 같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보다 성능과 수율 면에서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AP 설계, 생산, 적용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사업부 사이에 의사소통이나 의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라는 말까지 돌고 있다. 예를 들어 MX사업부가 요구하는 납품 기일을 맞추기 위해 시스템LSI사업부는 성능을 낮추면서까지 무리한 개발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미국 IT매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수석분석가는 “엑시노스2200의 동작(클럭) 속도는 개발 초기 목표한 1.69GHz에서 1.49GHz를 거쳐 1.29GHz로 계속 낮아졌다”며 “반도체 완성품 가운데 구동 성능이 설계 기준치에 도달하는 비율이 매우 낮아 일괄적으로 동작 속도를 낮춘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최근 각 사업부의 의견을 듣고 문제가 됐던 부분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서도 전용 AP 개발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IT전문매체 9투5구글은 “삼성전자가 새로운 칩셋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이상한 솔루션처럼 느껴진다”며 “삼성전자는 이미 엑시노스를 만들고 있으며 새로운 전용 칩셋이 어디서부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