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 넥슨 창업주가 꿈꾸는 '아시아의 디즈니'로 도약을 위해 영화 거장 앤서니 루소와 조 루소 형제와 손잡는다.

넥슨의 게임 지식재산(IP)이 활용되는 무대가 글로벌 영화 및 TV 분야로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Who] 넥슨 아시아의 디즈니로, 김정주 게임 지식재산을 영상으로

김정주 넥슨 창업주.


6일 넥슨에 따르면 올해 첫 투자처로 '캡틴 아메리카:윈터 솔저', '어벤저스:엔드게임' 등 4개의 마블 영화를 제작한 루소 형제의 제작사 AGBO를 꼽았다. 투자 규모는 5억 달러다.

넥슨이 이번 투자를 마무리하면 AGBO의 지분을 38% 이상 확보해 최대주주인 AGBO 경영진에 이어 2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한 단일투자자가 된다.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아시아의 디즈니'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는데 이번 투자는 이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김 창업주가 낸 책 '플레이'에는 "어린이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돈을 내는 디즈니의 100분의 1이라도 따라가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넥슨 관계자는 "이번 투자 결정 과정에서 김정주 창업주의 영향은 없었다"며 "넥슨이 게임 지식재산의 활용 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에 따라 투자가 결정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 창업주는 지난해 넥슨그룹의 지주사인 NXC의 대표이사에서 내려오면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NXC의 지배주주이자 기업집단 동일인인 만큼 그의 영향력이 작용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 

넥슨은 2021년 7월 미국 할리우드에 '넥슨 필름&텔레비전' 조직을 신설하고 콘텐츠사업을 본격화할 태세를 갖추기도 했다. 

이와 함께 게임 지식재산(IP) 활용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인물들도 영입했다.

넥슨은 넥슨 필름&텔레비전이 세워진 지난해 7월 닉 반 다이크를 수석부사장(SVP)으로 영입했다. 

닉 반 다이크 수석부사장은 '던전앤파이터', '바람의나라',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및 엠바크 스튜디오 개발 신작 등 넥슨의 글로벌 지식재산(IP) 영향력 및 가치 확장을 위해 다양한 영상물 제작을 추진하는 일을 맡고 있다.

현재 넥슨의 글로벌 전략 수립, 인수합병(M&A), 경영 개발, 지식재산 관리 및 파트너십 등을 맡는 자리인 최고전략책임자(CSO)이기도 하다. 이번 AGBO 투자 역시 반 다이크 수석부사장의 작품으로 평가된다.

반 다이크 수석부사장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액티비전 블리자드 스튜디오의 필름&텔레비전부문 대표, 월트디즈니에서 10년 간 기업 전략 및 사업 개발부문 수석부사장을 지낸 경험이 있다.

그는 AGBO 투자를 밝히는 자리에서 “게임 지식재산(IP) 기반의 영화와 TV 콘텐츠는 이용자 참여도를 높이고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을 연장하는 효과를 증명해냈다”며 기존 넥슨 게임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에는 마블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신인 팀 코너스가 넥슨의 필름&텔레비전부문 수석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코너스 수석부사장은 넥슨 합류 전 7년 동안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수석부사장을 지냈다. 

2006년에서 2012년까지는 마블 스튜디오에서 일했다. 2009년 디즈니가 마블 스튜디오를 인수한 이후부터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있었다.

수석부사장 두사람은 AGBO 이사회에 합류해 게임 지식재산(IP) 활용 콘텐츠 제작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게임 기반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콘텐츠가 성공한 사례는 많다.

해외에서는 소설이 시작점이긴 하지만 게임을 바탕으로 제작된 넷플릭스의 드라마 '위쳐' 시리즈가 있다.

게임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흥행을 거둔 영화로는 '모탈컴뱃', '툼레이더' 시리즈,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페르시아의 왕자:시간의 모래', '히트맨',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 등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국내 게임사 가운데는 스마일게이트가 중국의 국민게임이라 불리는 '크로스파이어'를 36부작 중국 드라마 '천월화선:크로스파이어'로 만들어 누적 조회수 19억3천만 회라는 성과를 냈다.

할리우드에서는 이 지식재산(IP)을 바탕으로 한 영화도 제작 중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