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K2흑표전차를 이집트에 수출할 가능성이 나온다.
이집트에 수출을 성사하면 중동과 아프리카시장 개척을 위한 교두보를 만들 수 있다.
30일 미들이스트모니터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모하메드 아흐메트 자키 모하메드 이집트 국방부장관은 한국과 현대로템의 K2흑표전차를 공동생산하는 데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집트 국방부는 최근 한국 방위사업청과 면담을 가진 뒤 이런 내용을 현지 언론에 밝힌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에서는 이집트와 K2흑표전차 공동생산이 이뤄지면 현대로템이 이집트뿐만 아니라 중동과 아프리카 방산시장에 전차 수출길을 새로 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집트가 도입할 K2 전차 물량만 500대가량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통상 K2 전차 대당 가격이 1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진 것으로 볼 때 5조 원가량 되는 규모로 추산된다.
이집트가 한국산 전차에 관심을 지니는 배경에는 이스라엘과 대치하는 현지 상황이 바탕에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집트는 시나이반도를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과 4차례 전쟁을 벌인 적이 있다.
이집트 해군과 공군은 과거 전쟁에서 이스라엘보다 우위를 점했던 것으로 전해지지만 육군은 이스라엘보다 우수한 무기체계를 지니고도 열세를 나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는 현재 주력 전차로 미국의 M1A1전차 1360대와 M60A3 전차 170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처음부터 중고로 도입된 M603A를 전력 증강 측면에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최근 카이로에서 열린 방위산업전시회에 참석해 현대로템의 K2흑표전차에 관심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에 따르면 K2흑표전차는 기갑전력 강화와 함께 기존 노후전차의 대체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08년 국내 독자기술로 개발된 전차다.
주포로 120mm활강포를 장착해 강력한 화력을 확보했고 자동장전장치를 적용해 탄약을 장전하는 탄약수가 필요 없어 기존 K1전차와 비교해 1명 적은 3명의 인원으로 운영할 수 있다.
1500마력의 고출력 엔진을 탑재해 포장도로 70km/h, 야지 50km/h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실시간 궤도장력 제어장치를 통해 궤도 이탈을 방지하는 등 뛰어난 기동력도 확보했다.
특히 현대로템은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막기후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기존 K2흑표전차를 개량한 중동형 K2흑표전차를 선보여 온 점도 이집트 군 당국에 주목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중동형 K2흑표전차는 파워팩의 냉각성능을 향상시키고 고온용 궤도를 적용해 중동의 고온환경에서 기동성능을 확보하는 특징을 지녔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K2전차를 다양한 전장환경에서 더욱 원활하게 운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대응하고 기술력을 향상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