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가 올해는 하나캐피탈보다 하나금융지주 비은행부문 강화에 더 많이 기여할까?
최근 5년 동안 하나캐피탈이 우위를 점했는데 올해는 하나카드가 비용 절감과 수익 다각화 등에서 성과를 거두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
7일 하나금융그룹의 3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보면 하나카드는 1~3분기에 누적 순이익 1990억 원을 거둬 순이익에서 하나캐피탈을 소폭 앞서고 있다.
하나캐피탈도 올해 자동차금융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금융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바꾸며 실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괄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된다.
하나캐피탈의 1~3분기 순이익은 1931억 원으로 2020년 1~3분기보다 51.9% 증가했다.
4분기 실적까지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하나카드가 올해는 하나캐피탈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하나카드가 다른 카드사와 비교해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고 연말로 갈수록 자동차금융 관련 실적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 등 5곳 전업 카드사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하나카드의 누적 순이익은 73.9% 늘었다.
하나카드는 올해 1월 자동차금융에도 진출했는데 그 동안은 후발주자로서 업계 흐름을 파악하고 고객반응을 살피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맞춤형 서비스 도입이나 적극적 마케팅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카드가 하나캐피탈과 순이익 경쟁에서 앞서게 되면 여러 의미를 지닌다.
당장 실적발표 순서 등에서도 하나카드는 하나캐피탈 다음으로 거명되는데 이런 순서가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수년째 힘을 싣는 상황에서 그룹 내 위상이 지금보다 높아질 수도 있다.
신한이나 KB국민 등 다른 금융지주에서는 카드사가 캐피탈보다 순이익 규모도 훨씬 크고 그룹 내 위상도 높다.
하나금융그룹에서는 순이익 규모만 놓고 보면 2020년을 기준으로 비은행부문 계열사 가운데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높고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가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한다.
여신전문금융사인 하나캐피탈과 하나카드 사이에는 실적을 두고 선의의 경쟁의식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5년을 기준으로는 하나캐피탈이 2017년을 제외하고 하나카드와 순이익 경쟁에서 우위에 서 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