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도시정비와 분양시장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수 있을까?
현대건설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3만 세대가 넘는 분양목표를 달성해 분양실적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여기에 10월 초 서울 마천4구역을 수주하면서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에 올랐는데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증권업계와 건설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건설이 2021년 분양실적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윤영준 사장은 올해 3만2천 세대를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는 2020년 2만 세대와 비교해 1만2천 세대가 늘어난 것인데 주요 건설사 가운데 목표 분양물량이 가장 크게 늘어난 수치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에 있는 대형건설사들도 일반적으로 1년에 2만 세대의 주택을 공급하면 주택분양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1년에 3만 세대 이상을 한 번이라도 분양한 경험이 있는 건설사는 대우건설과 DL이앤씨(옛 대림산업)뿐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2만1500세대를 분양했고 남은 기간 분양물량을 고려하면 충분히 분양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른 주요 건설사들의 2021년 분양 목표물량을 살펴보면 GS건설 3만2천 세대, 대우건설 3만 세대, DL이앤씨 2만 세대, HDC현대산업개발 1만5천 세대 등이다.
연초 분양계획과 비교하면 현대건설의 분양 목표달성률은 67% 수준으로 비슷한 규모의 분양계획을 세운 GS건설(53%)이나 다른 주요 건설사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김승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3사가 올해 초 세운 분양계획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포항 환호공원 공동주택(3116세대)을 12월에 분양한다면 목표치를 뛰어 넘을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포항 환호공원 공동주택은 2021년 분양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며 “아직 구체적 분양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분양시장과는 달리 도시정비 1위를 놓고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윤 사장은 올해 남은 기간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4분기에 시공사 선정이 예정된 대어급 재개발·재건축사업이 많은 만큼 결과에 따라 도시정비 신규수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현대건설은 10월 초 기준 도시정비 신규수주 순위에서 2조9827억 원을 보여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뒤는 대우건설(2조7421억 원), GS건설(2조7394억 원), DL이앤씨(2조6587억 원), 포스코건설(2조6150억 원) 순으로 집계된다.
11월29일 입찰이 예정된 서울 흑석9구역(1538세대, 공사비 4490억 원) 재개발사업에서도 현대건설의 수주가 유력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10월18일 열린 흑석9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설명회에서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포스코건설 등 4개사가 참여했다.
많은 건설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서울 동작구의 노량진뉴타운과 흑석뉴타운에는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이 대세인 만큼 현대건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윤 사장은 현재 대전시 유성구 장대B구역 재개발사업(2900세대, 공사비 7973억 원) 수주도 바라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사업은 대전시 최대규모 재개발사업이다.
장대B구역 재개발 사업대행자인 한국토지신탁과 무궁화신탁은 1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냈다. 11월17일 입찰이 마감된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자존심을 건 수주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더해 윤 사장은 뒤늦게 뛰어든 리모델링시장에서도 전열정비를 끝내고 공격적으로 나서 도시정비사업 신규수주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국내외 입증된 최고의 기술역량을 바탕으로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사업조건을 제시해 도시정비사업 3년 연속 1위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