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DGB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변액보험 전문회사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다.
김 사장은 전국 영업망이 부족한 전속설계사나 DGB은행을 통한 방카슈랑스 채널 대신 법인보험대리점(GA)과 협력을 강화하며 변액보험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31일 DGB생명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한 이후 변액보험 자산규모를 2배 넘게 끌어올리며 DGB생명의 장기비전인 변액보험 전문회사 전환을 위한 토대를 쌓고 있다.
7월 말 변액보험 자산규모는 5354억 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127.7% 증가했다.
김 사장은 변액연금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삼아 변액보험 판매를 늘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5월 말 기준 DGB생명의 변액보험 누적 초회보험료는 1050억 원으로 지난해 5월(312억 원)보다 3배 넘게 늘었다.
변액보험시장의 압도적 1위인 미래에셋생명(1조3887억 원)과는 차이가 크지만 전통적 강자인 메트라이프생명(1988억 원) 및 올해 변액보험 신흥강자로 자리매김한 흥국생명(1083억 원)과 함께 초회보험료 1천억 원을 넘겼다.
지난해 DGB생명의 연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1449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초회보험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초회보험료는 신규 계약자가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김 사장은 변액연금보험을 통해 수익성 기반을 다지고 변액종신보험이나 변액유니버셜보험 등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변액보험 전문회사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중소형보험사는 대형보험사처럼 다양한 상품을 마련해 영업하는 것이 쉽지 않은 만큼 변액보험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DGB생명 대표를 맡기 전 교보생명에서 30년 가까이 일해 생명보험업의 전문가이면서 변액자산운용담당 임원을 맡은 경험이 있어 변액보험상품에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근본적 체질 개선을 통해 변액전문회사로서 도약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DGB생명의 주력상품은 하이파이브그랑에이지변액연금보험이다.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65세 이전에 필요한 노후자금을 변액연금보험으로 충당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연금과 펀드투자를 결합한 변액연금보험은 국내외 금융상품 투자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대비 수단으로도 주목되고 있다.
김 사장은 핵심 파트너인 법인보험대리점과 협력을 강화하는데 힘을 싣고 있다.
DGB생명은 우량 법인보험대리점과 협력을 통해 시장성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법설명회, 법인보험대리점 대표 초청 힐링프로그램 등 제휴를 맺은 법인보험대리점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등 다른 생명보험사들은 주로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변액보험을 판매하지만 은행계열사가 있는 DGB생명으로선 DGB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에 방카슈랑스 채널을 개설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DGB은행의 영업망이 수도권과 영남지역에 한정된 만큼 방카슈랑스 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전속설계사 채널을 활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DGB생명은 지방금융지주인 DGB금융지주의 자회사라는 점에서 전국적 영업채널이 부족한 상황이다. 5월 기준 전국 영업점은 4곳에 불과하다.
DGB생명은 상반기 순이익 103억 원을 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3.6% 감소했다.
DGB생명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보증준비금과 관련해 회계정책이 변경되면서 일회성 이익이 발생해 올해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며 "내부 목표치보다는 높게 실적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61년 태어나 대구광역시 대륜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교보생명에 입사해 대구지역본부장과 변액자산운영담당 상무, 경영기획담당 전무, 홍보담당과 정책지원담당 전무 등을 거쳤다. 2020년 8월 DGB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