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증권이 지난해에도 흑자를 내면서 ‘45년 연속 흑자’라는 증권업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원국희 신영증권 회장의 지론인 ‘신뢰경영’과 다변화된 수익구조, 적극적 주주친화정책이 45년 연속 흑자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원국희, 신영증권의 45년 연속 흑자 어떻게 이뤄냈나  
▲ 신요환 신영증권 사장.
신영증권 관계자는 25일 “올해 3월 결산을 마치게 되면 2015 회계연도에도 흑자가 기대된다”며 “이렇게 되면 1971년 이후 45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지난해 3분기까지 75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6년 만의 최대 실적이다.

신영증권은 1956년 한국거래소 개소와 함께 창립됐다. 원국희 회장이 1971년 경영권을 인수하기 전까지는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인수 이후에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45년 연속 흑자가 가능했던 가장 큰 요인으로 경영진의 확고한 경영철학이 첫손에 꼽힌다.

신영증권은 ‘고객의 신뢰가 회사 번영의 근간’이라는 뜻이 담긴 ‘신즉근영(信卽根榮)’에서 회사 이름을 따 왔다. 그만큼 고객의 신뢰를 중히 여긴다는 뜻이다.

원국희 회장은 평소 “고객과 주주, 직원에게 신뢰를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신영증권의 안정적인 기업문화도 강점이다.

신영증권은 증권업계에서 정규직 비율이 가장 높다. 본사에서 리포트 책자를 나르는 학생 아르바이트생을 제외하면 모두가 정규직이다. 지난해 53명의 신입 직원을 공채로 뽑았는데 모두 정규직이었다.

신영증권은 구조조정이 없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신영증권은 단 한 명의 직원도 해고하지 않았다. ‘안정적 고용이 더 높은 생산성을 낸다’는 원 회장의 지론이 반영된 결과다.

신영증권의 한 직원은 “회사가 나를 믿는다는 느낌을 확실히 받고 있다”며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최고의 직장”이라고 말했다.

증시 불황에도 신영증권이 흑자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데는 다변화된 수익구조도 한몫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업황에 관계없는 꾸준한 실적 시현이 신영증권의 최대 장점”이라며 “이는 브로커리지, 자산관리, IB(투자은행) 등으로 회사의 수익구조가 다변화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보통 증권사 하면 위험을 감수하며 모험에 나서는 공격적인 성향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신영증권의 투자철학은 다르다.

업계에서는 신영증권을 흔히 ‘가치투자의 명가’로 부른다. 가치투자는 투자시 원금을 잃지 않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으면서 시중금리보다 약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안전지향적인 투자철학을 말한다.

신영증권의 경영철학은 경쟁사들도 인정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영증권의 고객들 중에는 장기간 거래하는 ‘단골’들이 매우 많다”며 “이들은 단기적으로 유리한 거래조건 등을 제시해도 좀처럼 주거래 증권사를 바꾸지 않는다”고 밝혔다.

적극적인 주주친화정책도 신영증권의 또 다른 힘으로 꼽힌다. 신영증권은 최근 10년 동안 평균 배당성향이 29.2%에 이른다. 시가 기준으로 보통주는 4.5%, 우선주는 6.1%의 배당을 지급해 최근 10년 동안 국고채 3년물 평균 금리(3.7%)를 훌쩍 뛰어넘는다.

신영증권의 주당 순자산은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5만6551원, 유보율은 1188%로 국내 증권사들 가운데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신영증권은 25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여의도 본사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