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가스공사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가스공사는 9일 한국농구연맹 등과 전자랜드 농구단 인수협약식을 여는데 이번 남자 프로농구단 인수를 통해 수소사업 등 신성장사업을 효율적으로 홍보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채 사장은 농구단 인수를 놓고 “농구단 인수를 계기로 대중에 한 발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려는 채 사장의 시도는 농구단 인수가 처음은 아니다.
가스공사는 5월에는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열고 가스 관련 지식 콘텐츠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반인들에게 가스와 관련된 지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가스공사의 홍보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가스공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5월22일 제공한 ‘천연가스의 발견’, 5월25일 제공한 ‘천연가스 전쟁’ 등 콘텐츠는 네이버의 주제판인 ‘과학판’에 실리기도 했다. 네이버 과학판은 관심주제 설정자 수가 100만 명을 웃도는 인기 주제판이다.
채 사장이 가스공사와 소비자 사이의 접점을 늘리려는 이유는 수소로 에너지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수소를 판매하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지금까지 액화천연가스(LNG)를 수입한 뒤 도시가스사와 발전사에 도매판매만을 해왔다.
하지만 수소와 관련해서는 차량용 수소충전소 구축 등을 통해 직접 소비자들에게 수소를 판매하는 소매사업까지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채 사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수소사업 비전 및 전략 마련, 수소사업본부 설치 등과 함께 '수소·LNG 융복합충전소 구축 등 B2C(기업 대 소비자) 중심 신사업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기도 했다.
가스공사는 우선 올해 상반기 경남 김해에, 하반기에는 대구광역시에 각각 수소충전소를 구축해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수소와 압축천연가스(CNG), 전기 등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융복합충전소 3곳을 건설 및 운영하기로 하고 한국도로공사와 지난해 10월 업무협약도 맺었다.
채 사장은 가스공사가 운영하는 수소충전소의 브랜드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수소충전소의 BI(Brand Identity) 및 콘셉트디자인 개발을 위한 용역을 발주하기도 했다.
가스공사의 에너지 소매시장 진출은 에너지 전환기에 국내 에너지시장에서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수 있다.
지금까지 액화천연가스사업에서는 가스공사가 독점적 지위를 누려 왔지만 앞으로 전개될 수소사업은 어떻게 시장이 형성되고 에너지 공급이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만약 새로 형성되는 수소시장에서 가스공사의 영향력이 크게 자리잡지 못한다면 가스공사로서는 '에너지 수급 안정'이라는 가스공사 설립의 본질적 목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소사업은 민간기업에서도 관심이 높기 때문에 기업들의 영향력 확대 시도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SK가스와 롯데케미칼이 5월31일 수소사업 공동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수소사업을 놓고 기업들 사이 협력도 활발하다.
삼성그룹도 아직 명시적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고 있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을 통해 관련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등 많은 대기업들이 수소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스공사도 5월28일 GS칼텍스와 액화수소 생산과 공급 등을 위해 전략적 제휴를 맺는 등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채 사장은 GS칼텍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생산인프라를 보유한 가스공사와 주유소, 충전소 등 국내 최대 에너지공급 네트워크를 지닌 GS칼텍스가 협력한다면 수소의 생산 및 판매분야를 선도하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정부 그린뉴딜 및 탄소중립정책에 적극 부응함은 물론 국민들에게 경제적 수소를 공급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