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상선 자구안에 사재출연 포함하나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연초부터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

현대그룹 주력계열사인 현대상선의 자구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최근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대북사업 재개도 어려워져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1월 말까지 채권단에 경영개선 자구안을 다시 제출해야 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1월 채권단에 1조 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1월 말까지 보완을 요구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에 힘입어 흑자를 기대했다. 그러나 세계경기 침체와 선박 운임료 인하로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269억 원을 봤다.

현대상선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4조5천억 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786%나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900%에 육박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상선은 현대아산 지분매각 등을 통해 5천억 원 넘는 자금을 마련해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그러나 채권단은 근본적인 처방을 요구하며 현대상선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1조 원이 넘는다.

현정은 회장은 2013년부터 채권단의 요구로 현대그룹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해왔다.

현대상선은 계속된 구조조정 작업으로 현재 매각 가능한 자산이 1조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현정은 회장이 사재를 출연하거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내놓는 것을 주문하고 있다는 관측도 업계에서 나온다.

현 회장이 올해 기대했던 대북사업 재개가 쉽지 않은 상황도 현 회장으로서는 안타깝다. 북한이 올해 초 핵실험을 강행하며 남북관계는 다시 얼어붙고 있다.

현대상선은 자회사인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재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2008년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중단됐다.

현 회장은 신년사에서 “남북 당국의 8.25 합의 이후 민간교류가 늘고 이산가족 행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며 “남북의 화해협력과 공동번영에 기여한다는 소임을 이어 나가달라”고 기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