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경영위기 속에서 재산 일부를 딸에게 무상으로 양도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빼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동아원은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희상, 동아원 위기 속에 미국 재산 딸에게 무상양도  
▲ 이희상 동아원 회장.
재미교포 안치용씨는 26일 블로그 ‘시크릿오브코리아’에서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회사 부도에 대비해 미리 재산을 자녀에게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안씨는 “이희상 동아원 회장이 올해 9월 9일 소유한 샌프란시스코 콘도 지분의 22.65%를 장녀 이윤혜 씨에게 양도했다”며 “매매대금이 0달러여서 양도세는 부과되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안씨는 블로그에 이 회장의 콘도 양도에 관련한 샌프란시스코카운티 등기소 자료를 제시했다.

이윤혜씨의 남편이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전재만씨는 법에 따라 나눠받게 된 지분 모두를 아내에게 무상양도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캘리포니아 주 법에 따르면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부동산을 매입하면 자동으로 배우자에게 지분의 절반이 인정된다.

이 회장은 2007년 아들인 이건훈씨와 함께 이 콘도를 248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 회장은 68.1%의 지분을, 이건훈씨는 31.9%의 지분을 각각 보유했다.

이 콘도는 현재 약 340만 달러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 회장은 2009년 4월에도 콘도 지분의 45.45%를 이윤혜씨에게 100만 달러에 매도하는 계약서를 작성했다. 전재만씨는 이때도 지분을 아내에게 무상으로 양도했다.

안씨는 “이 회장이 남은 22.65%의 지분을 올해 9월 딸에게 무상으로 양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아원은 제분업계에서 점유율 3위를 차지하는 기업이자 ‘대통령의 사돈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윤혜씨가 199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셋째아들 전재만씨와 결혼하는 등 이 회장의 세 딸은 모두 전직 대통령과 직간접적인 혼인 관계로 얽혀있다.

동아원은 2014년 영업손실 160억 원을 봤다. 동아원은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외제차 수입판매사인 FMK 매각을 시작으로 운산빌딩, 포도플라자, 당진탱크터미널 등 계열사 및 자산을 팔았다.

그러나 동아원은 304억 원 규모의 회사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고 21일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안씨는 “동아원이 자금난으로 계열사 매각에 힘쓰던 시기에 이 회장은 재산을 자녀에게 빼돌렸다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