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르노그룹 본사의 비용절감 우선정책으로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노조를 설득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시뇨라 사장은 르노그룹 본사 정책에 따라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동결을 이끌어내야 하지만 르노삼성차 노조로서는 3년째 임금을 동결해야 하는 처지가 되는 만큼 강력한 반대가 예상된다.
19일 르노삼성차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르노그룹이 비용 절감을 뼈대로 하는 '르놀루션' 전략을 최근 내놓으며 르노삼성차 노사의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까지 길이 더욱 험난해 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2020년 임단협 핵심 요구사항으로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추가 인력 채용, 상시 희망퇴직제도 폐지, 일산 TS(정비소) 부지 매각 반대 등을 꼽고 있다.
시뇨라 사장은 르노그룹이 내놓은 르놀루션 전략에 따라 비용 감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르노삼성차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인 기본급 인상 요구를 들어주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기본급 인상을 대신할 만한 마땅한 대체 카드도 없어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는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추가 인력 채용이나 상시적 희망퇴직 폐지 등의 노조의 핵심 요구안을 들어주기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노조의 기본급 인상을 대체할 수단으로 사실상 일시금 지급을 높이는 것 이외의 다른 방안을 내밀기 쉽지 않은데 이 방안 만으로 노조를 설득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번 협상에서 ‘배수의 진’을 칠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노사의 임단협이나 임금협상은 직전연도 성과를 놓고 진행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노조로서는 2020년도 임단협에서 물러설 여지가 넓지 않다.
르노삼성차는 2019년도에 영업이익을 2112억 원을 낸 만큼 노조는 2020년도 임단협에서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할 명분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르노삼성차가 2020년도에는 영업손실 700억 원가량을 낸 것으로 추산돼 2021년도 임금은 사실상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시뇨라 사장은 올해 빠르게 교섭을 마무리하고 XM3의 유럽 수출에 매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와 입장 차이를 좁히기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인 셈이다.
더욱이 르노삼성차 노조는 아직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하지 않았는데 교섭이 길어진다면 파업 카드도 검토할 수 있다고 공언하는 만큼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아직까지 회사가 2020년도 임단협과 관련한 제시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회사의 제시안을 살펴본 뒤에 대응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판매량을 중심으로 한 기존 경영전략에서 수익성으로 무게를 옮겨 싣는 ‘르놀루션’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르노그룹은 지난해 5월 발표한 비용 절감안보다 강화된 고정비 감축을 통해 2023년까지 영업이익률 3% 이상 달성과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비용 등을 수익의 약 8% 수준으로 절감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의 비용 절감전략 발표 전에 선제적으로 임원 수를 40%가량 줄이고 남은 임원들도 월급을 20%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