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4.36%, 기본자본비율은 13.13%, 보통주자본비율은 12.07%로 잠정집계 됐다.
6월 말보다 각각 0.3%포인트, 0.25%포인트, 0.04%포인트 높아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실적 개선으로 이익잉여금이 증가하고 위험가중자산 관리를 통해 자본적정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내년 3월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을 도입하면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여지가 있다.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은 기업대출와 관련한 신용 리스크 산출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6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지주와 은행들이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을 조기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가 100%에서 85%로 줄어든다. 기업대출 가운데 무담보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의 부도 손실률도 각각 45%에서 40%, 35%에 20%로 낮아진다.
황효상 하나금융지주 그룹리스크총괄책임자(CRO)는 23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내년 바젤Ⅲ를 도입하면 보통주 자본비율이 1.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 디지털이나 글로벌 전략을 위한 버퍼(자본여력)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9월 말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을 일찌감치 도입해 자본적정성 제고효과를 봤다.
9월 말 기준 KB금융지주 보통주 자본비율은 13.08%로 2분기보다 0.17%포인트, 우리금융지주 보통주 자본비율은 10.4%로 1.4%포인트 높아졌다.
김 회장이 증권, 캐피털, 카드 등 비은행부문 자회사를 키우는 데 자본여력을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부문 자회사들은 김 회장의 지원을 받은 효과를 톡톡히 보여주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3분기 누적 순이익 2114억 원, 하나캐피탈은 순이익 1271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하나금융투자 순이익은 36.2%, 하나캐피탈 순이익은 65.2% 급증했다.
김 회장은 2025년까지 비은행부문 비중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캐피탈 등 비은행부문 자회사에 자본확충을 이어가고 있다.
김 회장은 2018년 3월 7천억 원, 12월 5천억 원 등 모두 1조2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하나금융투자를 지원했다. 2019년 초에는 하나캐피탈에 유상증자 약 2천 억 원을 해주며 힘을 실어줬다.
하나금융투자는 2022년까지 자기자본 5조 원 증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9월 말 기준 하나금융투자 자기자본은 4조2천억 원 수준이다.
하나캐피탈도 인도네시아와 미얀마 해외법인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이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추가 자본확충을 추진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에 자금확충을 실시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 자본여력과 관련해 “바젤Ⅲ 도입 전이라는 점에서 업계 최고 자본력을 갖추게 된 셈”이라며 “높은 자본력은 앞으로 비은행, 글로벌 등에서 새로운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할 때 운신의 폭을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