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한국공항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공항의 모회사인 대한항공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화물운임이 오름에 따라 화물영업에 집중해 2분기 영업이익을 낼 수 있었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유종석 한국공항 대표이사. |
반면 항공기 유도와 견인, 급유 등의 지상조업을 담당하는 회사인 한국공항은 항공사와 애초 맺은 계약대로 대금을 받기 때문에 화물운임 상승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196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을 보였다.
12일 한국공항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공항 임직원들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한국공항은 전체 직원 3천 명 가운데 20~30%에 해당하는 700~800명씩 차례를 나누어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기본급과 상여금으로 나뉘는 급여에서 상여금의 50%를 반납해 인건비도 줄였다.
또한 한국공항은 주력사업인 항공운수 보조와 관련 없는 부문을 대상으로 한 투자를 줄이며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한국공항은 전체 매출의 86.5%를 항공기 급유와 견인, 화물조업과 관련된 항공운수 보조사업에서 거두고 나머지 매출 14.5%는 생수 판매와 농축산물 판매사업, 석회석 공급사업에서 낸다.
한국공항은 주력사업인 항공운수 보조사업에 필요한 장비 보강을 위한 투자에 집중하고 나머지 비주력사업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을 대폭 줄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한국공항의 주력 수입원인 항공조업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공항은 2019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4862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72% 가량을 대한항공의 항공기 지상조업에 의존하고 있다.
2020년 2분기 대한항공의 화물 공급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지만 여객 공급이 85% 가량 감소하면서 한국공항의 일감은 대폭 줄었다.
항공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선방하고 있는 항공화물사업부문도 운임 하락세와 대내외 불안으로 섣불리 낙관할 수 없어 자회사인 한국공항의 미래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라 줄어든 국제여객 수요가 2019년 수준을 회복하려면 2024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점도 부담이다.
다만 한국공항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한국공항은 2020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640억 원인 반면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당좌자산을 1901억 원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한국공항 관계자는 “재무적으로 안정적 구조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자구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