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쌍용차에 따르면 하반기에 티볼리에어와 G4렉스턴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는 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 국내 첫 준중형SUV 전기차인 E100을 출시한다.
이 가운데 쌍용차의 획기적 판매 반등을 이끌 가능성이 높은 차로는 단연 E100이 꼽힌다.
티볼리에어는 지난해 단종된 제품을 다시 내놓고 G4렉스턴은 현재도 판매 중인 제품을 부분변경하는 만큼 신규 수요를 크게 창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E100은 국내 전기차시장의 본격적 확장이 예상되는 내년에 쌍용차가 국내 전기차시장에 처음으로 출시하는 준중형SUV다.
쌍용차가 전통적 SUV강자로 평가되는 만큼 국내 소비자의 기대감도 큰 상황인데 실제 제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면 쌍용차의 판매 확대를 이끌 가능성이 충분하다.
쌍용차는 2015년 판매 부진을 겪을 때도 티볼리로 국내 소형SUV시장을 개척하며 판매 반등을 이뤄낸 경험이 있다.
쌍용차는 6월 완성차 판매가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이전 판매량을 회복하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쌍용차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상반기 전체 판매량이 1년 전보다 28% 줄었다.
예 사장이 경영 정상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판매 회복이 필요한데 E100이 큰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E100은 쌍용차의 첫 전기차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최근 몇 년 사이 활발히 전기차 제품군을 강화한 것과 달리 쌍용차는 아직까지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지 못했다.
쌍용차는 2018년 3월 제네바모터쇼에서 전기차 콘셉트카 e-SIV를 선보였지만 판매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내연기관차에 역량을 집중하느라 전기차시장 진출이 늦어졌다.
전기차시장은 코로나19 이후 한국뿐 아니라 유럽,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등 친환경차 경쟁력이 미래 완성차업체의 생존을 좌우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E100은 쌍용차의 전기차시장 경쟁력을 평가하는 가늠자가 될 수밖에 없다.
예 사장의 평가도 E100의 성과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 쌍용차의 첫 순수전기차 'E100'의 외관 티저 이미지.
예 사장은 현대차그룹에서 30년 넘게 일하며 부사장까지 지낸 현대차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2018년 쌍용차에 영입됐다.
영입된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2019년 3월 경영 정상화 과제를 안고 3년 임기로 쌍용차 대표에 올랐는데 E100을 출시하는 내년 상반기면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는다.
쌍용차는 내년 하반기 중형SUV 신차 J100 출시도 준비하고 있어 E100이 잘 팔린다면 J100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
쌍용차는 최근 E100의 외관 티저 이미지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쌍용차는 코란도를 기반으로 E100을 만드는데 상어 지느러미와 비늘에서 얻은 영감을 적용한 디자인으로 공기저항을 줄이고 밀폐형 라디에이터 그릴로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경량화와 무게중심 최적화를 위해 쌍용차 최초로 알루미늄 후드(엔진룸 덮개)도 적용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쌍용차의 첫 전기차는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국내 최초의 준중형SUV로 효율성을 높이는 차체 디자인과 함께 소재 적용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며 “미래지향적 내외관 디자인과 차별화한 상품성으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