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 G4렉스턴 부분변경모델과 티볼리에어 상품성 개선모델 출시 준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쌍용차가 13개월 만에 내수판매 반등에 성공해 생존의 불씨를 살린 만큼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려면 하반기 판매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3일 쌍용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예 사장은 하반기에 쌍용차의 자력생존 가능성을 채권단과 시장에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쌍용차는 2015년부터 국내판매량이 해외판매량을 넘어선 뒤 사실상 국내실적이 전체 판매를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13개월 만에 판매 반등에 성공했다.
가수 임영웅씨를 홍보모델로 발탁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해 온라인과 TV홈쇼핑을 활용한 비대면(언택트) 판매를 강화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준 점이 판매 증가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쌍용차는 6월 국내에서 자동차를 모두 9746대 팔았다. 2019년 6월보다 판매량이 18.6% 증가했다.
국내 5곳 완성차기업 판매 순위도 5월 5위에서 6월 4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5위는 한국GM으로 쌍용차보다 자동차를 400대가량 덜 팔았다.
쌍용차는 정부 지원 없이는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급박한 상황에 몰려 있는데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려면 하반기에도 판매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하반기 판매량에 정부 지원이 달려있는 셈이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지원 대상으로 쌍용차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신 산업은행은 다른 방법을 통한 지원 가능성은 열어뒀는데 전제조건으로 최대주주의 책임의지와 쌍용차의 자력생존 가능성을 내걸었다.
사실상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추가적인 투자계획을 철회한 상황에서 예 사장은 자력생존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판매 반등에 이어 판매 증가가 이어진다면 쌍용차를 향한 시장의 의구심을 거둘 수 있다.
쌍용차는 하반기에 G4렉스턴 부분변경모델과 티볼리에어 상품성 개선모델을 내놓는데 내수판매 증가를 이끌 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여러모로 공을 들이고 있다.
G4렉스턴과 티볼리에어는 각각 대형SUV와 소형SUV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차종에 포함된다.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는다면 판매량을 크게 늘리는 일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국내 완성차기업 5곳 판매량을 기준으로 2019년에 대형SUV 판매량은 2018년보다 93.5%, 소형SUV 판매량은 18.9%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전체 SUV시장 성장폭인 10.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G4렉스턴과 티볼리에어는 디자인 측면에서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나 기아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기업들은 최근 들어 완전변경모델이 아닌 부분변경모델을 내놓을 때도 디자인을 크게 바꾸고 있다. 유행과 소비자들의 선호가 빠르게 바뀌는 만큼 이를 디자인에도 적극적으로 반영해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1년 만에 상품성 개선모델이 나오는 새 티볼리에어도 디자인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 관계자는 “티볼리에어도 디자인이 일부 바뀌지 않을까 싶다”며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탰다.
새 티볼리에어는 상품성을 개선하면서 주행성능도 강화한 것으로 알려진다. 티볼리에어는 기존 1.6리터 가솔린엔진 대신 1.5리터 터보 가솔린엔진을 장착하면서 이전보다 힘이 세질 것으로 전해진다.
또 G4렉스턴에는 ‘SUV는 디젤’이라는 고집을 꺾고 가솔린엔진을 얹을 것으로 파악된다.
몸집이 큰 SUV에서는 여전히 ‘힘이 세다’는 이유로 디젤모델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가솔린모델까지 둔다면 다양한 수요를 공략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