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의 항공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저가항공권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국내선 항공권보다 저렴한 국제선 항공권까지 등장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항공권 가격을 낮추며 가격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항공권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부작용도 우려된다. 항공사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안전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괌까지 7만7천 원, 초특가 항공권 계속 등장
티웨이항공은 지난 26일부터 괌 노선 항공권을 편도 기준 7만7천 원에 판매하고 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모두 포함한 총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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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용찬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 |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가까운 지역의 항공권은 10만 원대가 등장한 지 오래다.
진에어는 오는 12월부터 운항을 시작하는 인천~하와이 노선 항공권을 최저 55만 원대부터 판매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소셜커머스를 통해 저가경쟁에 뛰어들었다.
대한항공은 현재 터키 이스탄불, 프랑스 파리 등 유럽 주요도시의 왕복항공권을 83만 원대부터 판매하고 있다. 미국 주요도시로 가는 A380기 항공권도 왕복 75만 원대부터 시작한다.
대한항공은 당초 소셜커머스에서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았으나 올해 초 제주 항공권을 시작으로 국제선까지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권도 소셜커머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광주에서 출발해 제주도에 도착하는 항공권은 편도 기준 2만7800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제주항공은 지난 7월 국내선 전 노선을 최대 90% 할인판매하기도 했다. 김포와 부산, 청주, 대구에서 출발하는 제주 노선을 편도 1만900원부터 판매했다.
◆ 홍보수단에 불과하다는 논란도
특가 항공권 판매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특가판매를 진행할 때마다 항공사 홈페이지 접속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싸게 팔아봤자 사지 못하는데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들이 특가판매를 벌일 때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는 일은 통과의례처럼 벌어진다. 매번 같은 일이 벌어지지만 그때마다 홈페이지에 양해를 부탁하는 공지만 있을 뿐 근본적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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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식 이스타항공 대표. |
이 때문에 특가판매들이 항공사들의 홍보수단일 뿐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은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열리지 않는 홈페이지 앞에서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비슷한 일을 여러 번 겪어 방문자가 몰릴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제대로 대비하지 않은 데 대해 저비용항공사들이 홍보효과를 위해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 환불불가 등 서비스 논란도
소비자들의 피해사례도 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항공권 환불을 지연하거나 거부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저비용항공사 때문에 불거진 소비자피해는 모두 146건으로 2013년의 43건에 비해 240%나 늘었다.
피해건수를 종류별로 보면 항공권 환불·지연이 64.4%인 9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 불만족 33건, 수하물 파손 등이 13건 순으로 나타났다.
항공권 환불·지연피해의 경우 2013년 28건에서 지난해 235.7%나 급증했다.
저비용항공사 환불·지연 피해가 폭증한 것은 국내에 취항한 많은 저비용항공사들이 고객의 환불요구가 있으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며 사실상 환불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가 항공권의 경우 출발일이 얼마나 남았는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전액 환불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 항공권 저가경쟁에 안전은 괜찮나
항공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가격경쟁에 뛰어들면서 저비용항공사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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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민(가운데) 진에어 전무가 지난 7월27일 미국 시애틀 보잉 딜리버리 센터에서 B737-800 신규 제작 항공기 도입을 축하하는 인수식에 앞서 리본 커팅을 하고 있다. |
적은 항공기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운항횟수를 늘리면서 항공기의 노후화가 빨라지고,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안전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의 경우 매출에서 여객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이다.
항공기 가동률을 높여야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인 탓에 국내 5개 저비용항공사 모두 운항 스케줄이 빡빡하다. 이 때문에 안전점검에 소홀할 수도 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는 국내노선을 운항한 항공기를 같은 날 곧바로 국제선에 투입하는 경우도 많아 안전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