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캄보디아 소액대출 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를 인수하는 절차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이 1월말 경 프라삭의 지분 70%를 국민은행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한 데 이어 3일 프라삭의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주식 매매계약이 국민은행과 프라삭 사이 체결됐다.
대주주 변경 승인 및 잔금납입 등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상반기 안에 거래 절차가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KB국민은행은 2019년 12월 이사회를 열고 프라삭 지분 70% 인수안건을 결의했다. 경영권 지분을 먼저 취득하고 2년 정도 지나면 잔여지분 30%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허인 은행장은 중장기적으로 프라삭을 상업은행으로 전환해 지역 선도은행으로 거듭나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비즈니스를 확장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프라삭은 177개 영업망을 갖추고 있는데 상업은행으로 전환하면 현지에 진출한 은행법인과 합병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것이다. 2018년 기준 프라삭은 캄보디아 소액대출 금융시장 점유율 41.4%로 업계 1위다.
KB국민은행은 2009년 크메르유니온은행의 경영권 지분 51%를 인수하며 캄보디아에 진출했다. 그 뒤 KB캄보디아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4년 동안 유상증자와 잔여지분 매입 등을 통해 2013년 지분 100%를 확보했다. 현재 지점 6곳을 두고 있다.
KB캄보디아은행은 오프라인 지점이 부족해 지역은행과 소매금융 경쟁보다는 현지의 한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금융에 집중해 왔다.
KB국민은행이 주택은행 시절부터 쌓아온 소매금융부문의 강점을 프라삭에 이식하고 프라삭의 촘촘한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면 캄보디아의 대표 금융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
허 은행장은 캄보디아에서 기반을 다진 뒤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호찌민과 하노이지점 운영을 통해 베트남에 진출한 다국적기업의 여·수신 및 수출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과 우량 현지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투자금융(CIB)서비스를 확대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미얀마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허 행장은 올해 미얀마 은행시장이 추가로 개방되고 외국계 은행의 영업범위가 확대되면 더 많은 사업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7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취득해 2대주주에 오르며 인도네시아 진출의 초석을 마련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프라삭 인수는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전략의 일환인 아시아 리테일 네트워크 확장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캄보디아 내 선도은행으로 도약하고 이를 기반으로 동남아로 비즈니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