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비 절감의 대표적 방안으로 선박의 대형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현대상선도 초대형선박을 인수하고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가입한 데 힘입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비 절감의 대표적 방안으로 꼽히는 선박의 대형화가 다시 가속화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동향분석에서 덴마크의 해운선사 머스크가 2011년 1만8천TEU급 초대형선 발주로 시작했던 선박대형화 경쟁이 주춤하던 모습을 보이다가 2019년부터 재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해운업계는 2만TEU급 선박이 주류를 이루었는데 2019년 최대 선형인 2만3천TEU급 선박이 정기노선에 투입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2019년 기준으로 세계적으로 운항되고 있는 컨테이너 선박은 5220여 척에 이르는데 이들 선박의 적재규모를 모두 합치면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이 약 2200만TEU를 넘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1만TEU급 이상 대형선박의 수는 530여 척으로 선박 수의 비중은 10% 수준에 불과하지만 선복량으로 보면 34% 수준에 이른다.
최대 선형인 2만TEU급 이상의 선박도 40여척으로 전체 선복량의 4.3%를 차지하는 등 컨테이너 해상운송시장에서 초대형선박의 역할은 증대되고 있다.
이주원 항만정책연구실 연구원은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정기노선은 총 342개 노선이 가동되고 있는데 이들 선박의 평균선형을 분석하면 6792TEU로 2016년보다 1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정기노선의 선박 대형화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도 이에 대응해 2018년 6월 2만4천TEU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4천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발주했고 올해 4월부터 순차적으로 인수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대형화 추세에서 다소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2020년 4월부터 초대형선박을 인수하게 되면서 본격화 되는 경쟁구도에서 가까스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그동안 초대형선박 투입을 위해 4600TEU급 11척으로 아시아~유럽노선을 운항해오면서 화주 확보를 위한 사전작업을 해왔다.
유럽 노선은 세계 1,2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와 스위스의 MSC가 1만8천TEU급 초대형선박을 투입하면서 주력항로로 삼고 있는 노선이다.
일각에서는 화주 확보를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하더라도 4600TEU급 선박으로는 이익을 내는 것은 고사하고 유럽 화주 확보라는 목표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이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으로 활동하는 것이 확정되면서 이와 같은 화주 확보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디 얼라이언스 회원들과 노선과 선복(물건을 싣는 배의 공간)을 공유해서 사용하고 서비스도 공동으로 추진하게 되면서 화주 확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상선은 4월부터 북유럽 5개 노선 중 한 개 노선에 2만4천TEU급 선박 12척을 순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들은 한국, 중국, 싱가포르, 독일, 네덜란드 등을 기항하며 다른 3개 동맹선사와 공동으로 선복을 사용한다.
이런 해운동맹 활동은 항공업계에서 좌석을 공동판매해 노선을 공동으로 운항하는 코드셰어와 유사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다양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게 됐고 서비스 다변화를 이룰 수 있게 돼 대형화 추세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대상선은 초대형 선박을 도입하면서 글로벌 대형선사들에 앞서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왔기 때문에 경쟁해 볼만한 상황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박 대형화 추세가 지속된다고 하더라도 유가 흐름에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현대상선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본다"며 “초대형선박 도입으로 올해 상반기에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