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대만 TSMC와 5나노급 반도체 양산 경쟁에서 수율 확보로 승부수를 띄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기업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에서 5나노급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함께 극자외선(EUV) 공정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삼성전자는 수율 확보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TSMC와 벌이는 5나노급 반도체 생산 경젱에서 수율 확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있다.
삼성전자가 극자외선 공정을 운영한 경험에서 앞서기 때문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7나노급 공정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보다는 극자외선 공정을 가장 먼저 도입했다는 중요한 경험을 쌓았다”며 “극자외선 공정이 주력으로 도입되는 5나노급 공정에서 과거보다 높은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율은 반도체 생산량 대비 불량없이 생산된 제품의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수율 확보 경쟁에서 TSMC를 앞설 수 있다면 위탁생산 물량 확보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4월 7나노급 반도체를 처음 내놨을 때부터 극자외선 공정을 상용화했다.
삼성전자는 5나노급 반도체 공정을 추진하면서 수율을 높이기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3조 원 규모 극자외선 장비를 발주해 반도체 미세공정 정밀도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TSMC는 7나노급 양산 자체는 2018년 하반기부터 시작해 삼성전자를 앞질렀지만 극자외선 공정 도입은 7월로 삼성전자보다 늦었다. 초기에는 극자외선 대신 불화아르곤(ArF) 엑시머 레이저를 활용했다.
TSMC는 극자외선 공정 경험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최근 ‘위험생산’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위험생산은 파운드리 생산자가 생산 과정에서 손실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면서 초도 공정을 시험하는 과정을 말한다.
삼성전자와 TSMC는 내년 5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만을 놓고 보면 TSMC가 앞서 양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TSMC가 2020년 상반기 5나노급 반도체 양산을 위해 내년 1분기에 66억2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사실을 밝혔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구체적 투자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2020년 5나노급 제품 양산을 목표로 하는 만큼 실제 양산 시점은 TSMC와 크게 차이 나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바라본다.
극자외선 공정은 말 그대로 극자외선을 활용해 실리콘웨이퍼 위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것을 이른다.
현재 세계 파운드리시장은 TSMC, 삼성전자, 글로벌파운드리(GF), 대만 UMC, 중국 SMIC 등이 경쟁하고 있지만 5나노급 반도체 개발에는 현재 삼성전자와 TSMC만이 참여하고 있다.
반도체는 실리콘웨이퍼에 회로를 새겨 만든다. 회로 선폭이 가늘어질수록 부피가 줄고 기능이 향상된다.
5나노급 반도체는 7나노급 제품과 비교해 면적 25% 감소, 전력효율 20% 향상 등을 통해 성능이 10% 가량 향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연구원은 “2020년부터 5G, 서버 프로세서, 폴더블 스마트폰 등 5나노급 반도체 수요가 본격화한다”며 “5나노급 반도체 공급은 삼성전자와 TSMC로 제한되는 만큼 두 기업의 위치가 공고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