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영 신세계 대표이사 사장이 백화점사업의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화장품과 패션사업 확대를 순조롭게 이끌며 ‘노련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 새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화장품과 패션사업을 빠르게 신세계에 접목하면서 신세계그룹 최장수 전문경영인 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신세계는 18일 경기도 광양에 시코르 매장을 출점하면서 앞서 11월 출점하기로 한 홍익대 매장까지 더하면 올해 출점 목표치인 30개를 달성하게 됐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구체적 매출 목표와 관련한 수치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시코르가 올해 초 목표로 했던 매출보다 10% 이상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재연임 첫 해인 올해 신세계 사업 다각화를 중요과제로 삼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장 사장은 3월 열린 신세계 주주총회에서 “뷰티와 패션분야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브랜드 사업을 확장해 신세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새 사업 확장에 의지를 보였다.
1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롯데에 넘겨준 데다 온라인사업도 3월 SSG닷컴에 몰아주면서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자 사업 다각화를 통해 어려움을 타개하기로 한 것이다.
장 사장은 우선 패션사업에서 기존 자체브랜드를 통합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신세계 자체브랜드(PB)인 ‘델라라나’와 ‘S’를 하나로 통합하면서 연매출 1천억 원 이상을 내는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델라라나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0%나 늘어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S와 통합하면서 이런 성장세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패션과 뷰티사업은 주력사업인 백화점과 시너지를 내면서 고객층을 확대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신세계에 따르면 2018년 10월 KEB하나은행과 손잡고 제작한 제휴카드인 ‘시코르카드’가 1년 만에 9만 명의 고객을 모았다.
시코르카드 발급자 가운데 42%가 신세계백화점을 찾아 쇼핑을 한 것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40%는 과거 신세계백화점 구매 이력이 없던 신규고객으로 시코르를 통해 젊은 고객들을 백화점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신세계그룹 ‘최장수 전문경영인’ 답게 환경변화에 발빠르게 대처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장 사장은 신세계에서 35년 동안 잔뼈가 굵었다. 2012년 신세계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2018년 11월 다시 연임에 성공하면서 7년째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과 패션사업은
정유경 신세계그룹 총괄사장이 신세계 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백화점에서도 정 총괄사장을 도와 장 사장이 밀고 있는 셈이다.
다만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연매출 6천억 원을 내는 대형점포로 장 사장이 뷰티와 패션사업으로 이를 단숨에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별도기준으로 올해 2분기 매출 3675억 원, 영업이익 327억 원을 거뒀다. 2018년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1.17%, 영업이익은 22.14%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패션과 뷰티사업은 백화점의 주요사업인 만큼 이들 사업을 통해 기존 백화점 점포와 시너지를 낸다면 일정부분 매출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