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9-10-18 16:2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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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여파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
두 회사는 라임자산운용을 상대로 헤지펀드 대상 종합서비스(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업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는데 역풍을 맞게 된 셈이다.
▲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 환매중단' 여파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
18일 금융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금감원은 30일부터 시작되는 신한금융투자 종합검사에서 라임자산운용과 연관된 사업영역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도 이미 10일부터 일주일가량 금감원 자산운용검사국으로부터 라임자산운용 관련 사안으로 조사를 받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이전부터 라임자산운용에 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PBS)를 제공해왔고 KB증권도 총수익 스와프거래 계약을 맺는 등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는데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불공정거래 요소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는 증권사가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신용공여, 대출, 컨설팅, 리서치 등 종합적 서비스를 일컫는다. 신한금융투자는 프라임 브로커리지서비스의 일환으로 라임자산운용에 총수익 스와프거래(TRS) 방식의 신용공여를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수익 스와프거래는 증권사들이 주식과 채권 등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을 자산운용사 등에게 이전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방식을 말한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 스와프거래를 맺고 메자닌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라임자산운용이 발행한 메자닌의 자산가치를 제대로 산정했는지 여부를 입증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메자닌은 건물 1층과 2층 사이에 있는 라운지 공간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채권과 주식의 중간 단계에 있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라임자산운용은 현재 증권사와 총수익 스와프거래를 맺는 방식으로 일부 채권의 보유사실을 숨기는 이른바 ‘파킹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자본시장법상 정해진 한도보다 더 많은 채권을 보유하거나 수익률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총수익 스와프거래는 라임자산운용 대신 증권사가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인 만큼 라임자산운용의 파킹거래 의혹에 활용될 수 있다.
파킹거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라임자산운용의 책임부분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이를 사전에 알았거나 메자닌 가격을 공정하게 산출하지 않았다는 점이 밝혀지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다만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 스와프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총수익 스와프거래를 통해 간접적으로 메자닌 등을 구입하면 레버리지효과(부채를 일으켜 많은 양의 자산을 매입하는 것)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증권사와 거래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라며 “채권을 어떤 식으로 구입하는지는 기본적으로 헤지펀드가 결정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헤지펀드와 총수익 스와프거래 계약을 맺더라도 수수료를 받고 헤지펀드의 요구에 따라 채권을 구입하는 방식인 만큼 증권사의 의지가 개입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아직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