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LAT)에 따른 책임준비금 강화 일정을 1년씩 연기하기로 했다.
대신 보험사들의 자본확충을 위한 재무건전성 준비금이 신설된다.
▲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이 10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0일 오전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제3차회의를 열고 이런 방침을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 개선에 따른 보험사의 과도한 손실 확대를 막고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금융당국은 올해부터 2021년까지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 개선에 따라 책임준비금 적립기준을 강화하려던 계획을 1년씩 미루기로 했다.
새 회계기준 시행이 2021년에서 2022년으로 연기된 데다 최근 급격한 금리 하락으로 책임준비금이 급증해 보험사의 당기 손실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손병두 부위원장은 “IFRS17 시행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가 오히려 보험사 손실 확대로 연결될 수 있어 책임준비금 적립기준을 강화하는 일정을 연기하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금리 하락에 따른 과도한 책임준비금 적립문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시장금리의 예상치 못한 추가적 하락이 발생하면 상황별 시나리오에 따라 할인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를 조정해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책임준비금이 줄어드는 만큼 재무건전성 준비금을 신설해 보완하기로 했다.
재무건전성 준비금은 당기비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이익잉여금 내 법정준비금(자본)으로 적립된다. 배당 가능 이익에서 빠지고 내부에 유보된다는 점에서 부채의 시가평가에 대비한 자본확충에 기여한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재무건전성 준비금 신설을 위한 보험업감독규정 개정과 보험부채 적정성 평가제도 개선을 위한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을 추진해 올해 말 기준으로 작성되는 재무제표부터 적용한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