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철마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양식업의 적조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양식 클러스터 구축의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경남도청에 따르면 최근 경남 해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적조현상에 따른 피해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적조는 해양미생물인 플랑크톤이 과다 번식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현상이다.
적조가 발생하면 바닷속 산소가 부족해져 물고기들이 폐사하기 쉽다. 특히 좁은 해역에서 물고기를 기르는 양식 어업인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된다.
9월3일 경남도 모든 해역에 '적조주의보'가 발령됐다. 적조주의보는 16일 '적조경보'로 격상됐다. 적조에 따라 일대 해역에서 상당한 어업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경남도는 20일 기준 경남도 양식어류 가운데 195만여 마리가 폐사했다고 추산했다. 피해액은 32억 원에 이른다.
경남의 이런 적조 피해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경남도는 2018년 기준 전국 양식업 생산량 8만527t 가운데 2만5698t을 생산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양식업 생산량이 많은 만큼 적조가 발생할 때마다 피해를 받는 규모도 커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경남발전연구원이 2016년 펴낸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경남 양식산업 선진화 방향’에 따르면 1997~2015년 경남 수산업은 적조로 피해를 750억 원 규모 봤다. 같은 기간 전국 수산업 피해금액의 47.6% 수준이다.
이처럼 지역에서 적조 피해가 이어지면서
김경수 지사의 역점사업인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양식은 그동안 인력에 의존하던 양식업에 정보통신기술을 도입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김 지사는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경남 고성군 하이면 해안가에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7월까지 사업비 800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양식을 실증하는 테스트베드 및 양식업 관련 기업들의 집적단지를 구축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경남도의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사업은 기존 양식업과 달리 해상이 아닌 해안가 등 육상에서 양식업을 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며 “양식을 위해 바닷물을 지상으로 끌어오는 과정에서 적조를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에서 추진하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사업은 다른 지역의 양식 개선사업들과 달리 해상의 기존 양식장에서 이뤄지지 않고 해안가의 지상으로 바닷물을 끌어들이는 공간과 시설을 만들어 스마트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스마트양식 클러스터는 적조뿐 아니라 급격한 수온 변화에도 대처가 가능하다. 인근에 있는 한국남동발전 삼천포발전본부에서 배출되는 온수를 활용해 수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가 완성되면 적조, 수온 변화 등 인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어업재해가 발생해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의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사업이 확대돼 스마트양식이 보편화하면 적조 방제작업에 수반되는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적조가 발생했을 때 주로 황토를 살포해 대응하고 있다. 황토는 바닷물에 가라앉으면서 플랑크톤을 함께 가라앉힌다.
경남발전연구원은 ‘경남의 적조 발생현황과 친환경 유해적조 방제기술 개발 필요성’에서 “황토를 살포하면 해양에 퇴적층을 형성해 침전된 유해 적조생물이 2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황토 자체의 성분으로 해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바라봤다.
김경수 도지사는 이번 대규모 적조를 계기로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남도는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서 테스트베드 운영을 담당할 민간사업자를 10월 안에 선정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