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생애주기펀드(TDF)시장에서 설정액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을 제치고 1위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다른 금융투자회사들과 차별화된 생애주기펀드를 내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점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생애주기펀드 차별화로 삼성자산운용 제쳐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23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생애주기펀드 설정액이 8천억 원을 넘어서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생애주기펀드시장 1위에 오르게 됐다. 

같은 시기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삼성자산운용의 생애주기펀드 설정액은 7600억 원대에 머물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생애주기펀드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4천억 원 넘게 늘어난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2500억 원가량 증가하는 데 그치며 두 회사의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파악된다.

생애주기펀드는 예상 은퇴시점을 목표시점으로 두고 이 시점에 투자자들의 자산이 최대한 불어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맞춰 자동으로 투자해주는 상품이다.

노후자금 관리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2016년부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서 사장으로서 앞서 삼성자산운용에게 내준 1위를 되찾았다는 점에서 이번 성과가 더욱 뜻 깊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1년 국내 최초로 생애주기펀드 내놓으면서 독보적 1위에 올랐지만 2016년 삼성자산운용에게 1위 자리를 내준 적 있다.

서 사장은 생애주기펀드 판매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2017년 말 20%포인트대로 벌어졌던 시장 점유율을 올해 3월 기준 4%대로 대폭 줄이면서 삼성자산운용을 바짝 추격해왔다

그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약 2년 만에 삼성자산운용에게 뺏겼던 1위 자리에 다시 오르게 된 것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를 탈환한 데는 서 사장의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서 사장은 기존에 '자산배분형' 생애주기펀드만 출시돼 있던 생애주기펀드 시장에 2017년 3월 처음으로 '전략배분형' 생애주기펀드를 내놨다.

자산배분형 생애주기펀드가 목표시점마다 ‘위험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펀드라면 전략배분형 생애주기펀드는 목표시점에 맞게 ‘투자전략’을 달리 하는 펀드다.

전략배분형 생애주기펀드의 투자전략으로는 기본수익전략, 자본수익전략, 멀티인컴전략, 절대수익전략 등 4가지가 있다.

전략배분형 생애주기펀드는 자산배분형 생애주기펀드보다 1년가량 늦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23일 기준 생애주기펀드 설정액 가운데 자산배분형 생애주기펀드 비중이 21.8%, 전략배분 생애주기펀드 비중이 76.1%로 전략배분 생애주기펀드 비중이 4배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략배분형 생애주기펀드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전체 생애주기펀드 설정액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을 1위로 이끈 셈이다.

서 사장은 앞으로도 전략배분형 생애주기펀드에 투자전략을 추가하거나 투자전략을 더욱 세심하게 짜는 등 '차별성'을 더욱 내세워 생애주기펀드시장에서 1위를 굳혀나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전략배분 생애주기펀드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생애주기펀드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수익률이 다른 펀드보다 높았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모으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