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이 개량신약을 중심으로 한미약품의 성장세를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우 사장은 한미약품의 제제기술이 축적된 개량신약에서 성과를 내면 최근 기술반환 등으로 침체된 한미약품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우종수, 한미약품 개량신약 판매 늘려 신약개발 발판 다져

▲ 우종수 한미약품 공동대표이사 사장.


3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우 사장이 한미약품 영업부문의 높은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을 냈는데 영업부문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나 성장한 것이 보탬이 됐다.

대부분의 상위 제약사가 한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주력제품인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 패밀리’와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보다 크게 선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한미약품이 실적 증가를 이어가기 힘들 수도 있다.

2017년 1분기부터 매분기 90억 원가량 반영되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이 올해 2분기에 끝났고 하반기에는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약 14% 증가한 1113억 원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미약품 영업부문을 책임지는 우 사장은 주력제품인 아모잘탄 등의 판매 확대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혈압 치료제 아모잘탄은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개량신약이다. 고혈압을 치료하는 2가지 성분을 한 알에 담은 복합신약으로 아모잘탄과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큐를 합쳐 '아모잘탄패밀리'로 불린다.

한미약품이 2009년 아모잘탄을 출시할 때 ‘여러 주성분을 섞은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복합제의 편의성을 입증하면서 국내 제약업게에 복합제 개발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아모잘탄을 기반으로 한 4가지 제품의 올해 상반기 누적 처방액은 500억 원을 넘어섰다.

우 사장은 아모잘탄의 효능을 의학계에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5월 아모잘탄의 임상4상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미국고혈압저널’에 게재했는데 이는 아모잘탄패밀리의 10번째 국제학술지 등재 논문이었다. 아모잘탄의 첫 발매 뒤부터 매년 평균 1개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등재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임상4상은 시판허가 뒤에 안정성 등을 재확립하기 위해 진행하는 연구다. 우 사장은 학술적 기반과 풍분한 임상데이터 등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고지혈증 치료제 ‘로수젯’,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에소메졸’,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구구탐스’ 등 한미약품의 주력제품은 대부분 자체기술로 개발한 개량신약이다. 지난해 한미약품 매출의 93.3%는 이같은 자체 개발제품으로 달성했다.

개량신약은 도입품목과 달리 로열티(판매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수익성도 높다.

한미약품은 6월 비만당뇨 치료제 ‘HM12525A’의 기술수출 반환 충격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3월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연임에 성공한 우 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한미약품이 혁신신약 연구개발(R&D)에서 과거와 같은 성과를 내려면 주력 제품이 더욱 탄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량신약을 통해 축적된 기술은 향후 혁신신약 개발에서도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아모잘탄은 출시된 지 10년이 됐지만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큐 등 후속제품을 출시해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매출과 연구개발(R&D)이 유기적으로 시너지를 내는 안정적 사업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