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인 D램사업의 수익성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D램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데다 애플의 아이폰 부품공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부품 공급업체 선정에 따라 실적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D램사업에 우려의 시선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주력사업인 D램 부문에서 수익성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D램의 가격은 지난해 가을 이후 한 달에 5%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PC 판매량이 감소하고 스마트폰회사들의 부품수요도 크지 않아 D램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PC용 D램 수요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까지 모바일 D램 수요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올해 하반기에 윈도10이 출시되기 전까지 세계시장에서 PC 수요가 약할 것”이라며 “모바일 D램 역시 하반기 고가 스마트폰 출시 시기까지 수요증가가 더딜 것”으로 예측했다.

D램 가격의 하락세가 이어지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고성능 반도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2일까지 미국에서 열린 사업설명회를 통해 반도체부문에서 물량 증가보다 제품 차별화에 주목해 수익성 중심의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중국에서 ‘SK하이닉스 모바일 솔루션 데이’를 열고 “세계 최초로 개발한 8기가바이트급 D램과 3D낸드 등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집적도를 높인 20나노 공정의 모바일 D램 양산을 본격화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사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D램 수요가 아이폰 등 일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가 애플에 모바일 D램을 공급해 점유율을 크게 늘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52.1%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에도 모바일 D램을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마이크론도 애플에 모바일 D램을 납품하고 있어 경쟁을 벌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D램사업 매출 비중은 전체의 70%가 넘는다. 애플의 아이폰 차기작 부품공급에 따라 전체 실적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75%의 점유율을 차지하지만 아이폰 등 일부 스마트폰에 의존도가 높다”며 “차기 아이폰 신제품에 부품공급 비중이 줄어든다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